피암마를 둘러싼 십삼면체가 각각 속박이 진을 형성했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피암마를 묶는 것이 아니다. 그의 육체와 정신을 갈라놓고 그 육체 안에서 영원히 헛돌게 하기 위한, '상처를 입히지 않는 속박'이다.

 

"유다는 배신한 후 강한 자책감에 쫓겨 목을 맸다고 하지. 그의 세계는 어둡고 춥고 깊고 괴롭고, 어디를 둘러보아도 한 줄기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을 거야. 기억해둬라, 이제부터 네놈이 맛보게 될 것의 정체다."

 

이미 들리지 않겠지만, 로마 교황은 그래도 입을 움직였다.

"지금부터 네놈을 40년쯤 헛돌게 할 거다. 유다가 빠진 '자기 자신에 대한 고독'을 오래오래 맛보면서 그 미숙한 정신을 다시 한 번 연마하도록 해."

 

 

게다가 이 성 피에트로 대성당은 가톨릭 세력권 안에서도 최대이자 최고의 요새. 나아가서는 바티칸 공국 자체가 로마 교황을 몇 겹으로 보강하는 거대한 영적 장치로 기능한다.

 

"흠."

 

그때 이번에야말로 피암마의 입이 움직였다.

로마 교황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것은 속박된 자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피암마는 자연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겨우 20억명, 고작해야 2,000년이지."

 

그 순간 모든 것이 사라졌다.

 

로마 교황의 눈동자에는 피암마의 오른쪽 어깨 언저리가 폭발적으로 빛을 내뿜는 것이 간신히 보이는 게 한계였다. 다음 순간에는 모든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고 파괴의 폭풍이 일어났다.

 

돔 모양의 폭풍이 작렬했다.

성 피에트로 대성당의 3분의 1이 안쪽에서부터 산산이 부서져 날아갔다.

 

막대한 시설을 떠받치는 마술적인 장치가 차례차례 절단되고 이 바티칸을 지키는 그 외의 시설이 차례차례 연쇄 붕괴를 일으켜, 본래는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던 방어진이 크게 무너지고 갈 곳을 잃은 마력이 여기저기에서 불어닥쳐 풍경을 구부정하게 일그러뜨렸다.

 

로마 교황의 몸은 100미터 이상 날려가 광장의 돌바닥을 굴렀다.

 

그는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져가는 성 피에트로 대성당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요새가, 기독교에서 가장 거대한 성당이 마치 종이 세공품처럼 찢어지기 시작한다. 그 지나친 참상은 로마 교황에게 상처의 아픔마저 잊게 했다.

 

우방이 피암마는 모든 파괴의 중심에 군림한다.

 

그는 천천히 광장으로 걸어왔다.

그 오른쪽 어깨 언저리에 기묘한 것이 있었다.

 

본래 있어야 하는 팔과는 달리 만들어지다 만 날개 같은, 꼴사나운 다섯 손가락을 가진 거인의 팔 같은 일그러진 빛의 덩어리가. 그리스 신화에서는 주신(主神) 제우스의 깨진 이마의 상처에서 여신 아테네가 태어났다고 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너무나도 초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재미없군. 이것만으로 공중분해된 건가?"

 

피암마는 자신의 오른팔과 어깨에서 돋아난 무언가를 번갈아 바라보며 엔진 상태가 나쁜 차에 탄 것처럼 혀를 찼다.

 

로마 교황은 깨진 돌바닥에 몸을 맡긴 채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결과는 가능임

심지어 불완전한 상태 공격 횟수 제한 있고 켜야만 발동하는 상태에서도 가능함

안켜진 상태에서도 막는거 이미 보여줌

 

저거 다른 마술로 막은거 아니냐고?

아님 저 시점에서 피암마는 일반 마술은 단 하나도 사용 못함

 

벤토때도 사실 똑같이 보여줬던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