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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브릴
그만좀해라 | L:0/A:0 | LV38 | Exp.83%
643/770
| 4-0 | 2018-08-06 02:07:05 | 5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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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요히 웃었다.

 

어둔 배경, 식어 내린 공기, 조소하는 선홍색 눈동자를 마주하는 지리한 붉은 눈동자.

얼굴을 대면하는 것은 몹시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찰나, 그를 눈치 채고서도 변하지 않는 표정이 생소하다.

 

원래 저렇게나.

 

“목석같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적요한 분위기 속, 경멸하는 듯 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

“아아ㅡ. 대답할 가치도 없다 이건가? 그럼 질문을 바꿔볼까?”

 

여전히 굳게 다물린 입술을 바라보매 그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너스레를 떨었다.

 

“아그니는 어쩌고 이런 곳에 홀로 계시나?”

 

날카로운 눈매가 초승달처럼 휘었다. 그는 뭉근해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응? 애송이여왕.”

 

 

***

 

 

그녀는 소리 없이 웃었다. 감정 없는 미소였다.

 

그 미소를 마주하자 전에 없던 생소한 감각이 몸을 덮치는 통에 그는 웃음을 굳히고선 눈을 가늘게 떴다.

 

역시 이전과는 달랐다. 아테라에서는 훨씬 더.

 

‘대체 왜 이러시냐고요. 도시를 무너뜨려서 얻을 게 뭐가 있다고!’

‘인간이라니 누구를…. ……찾을만한 단서를 주세요.’

‘하찮은 인간이 칼을 들고 대항하는 게 무모해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 이보다 더 무모한 짓도 할 수 있습니다.’

 

절망하나 싶다가도 똑바로 그를 마주했었다.

 

그 붉은 눈동자엔 후회도 원망도 없이 다만 도시를 지키고자하는 맹목과 자기희생만이 가득 했었다. 노인과 다를 바 없는 몸으로 감히 소환 주문을 읊던 무모함은 지금 생각해봐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불쾌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상한.”

 

피식, 그녀는 소리 내어 짓는 웃음이 노골적이었다. 부러 말을 한 차례 끊은 그녀는 지팡이를 쥔 손으로 시선을 잠시 옮겼다.

 

“말씀을 하시는 군요.”

“….”

“면식이  있다곤 하나 제가 전과 달라졌다 해서 당신이 불쾌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 당신에게 있어 하찮은 인간인 건 변함이 없는데.”

“…상황파악 못하고 당당한 건 여전하네.”

 

그는 턱을 괴며 생각하듯 덧붙였다.

 

“지팡이 하나 들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도 여전하고.”

“….”

“근데 이렇게나 달라졌단 말이야?”

“뭘 기대하신 건지 모르겠군요.”

 

작은 한숨과 함께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지팡이가 허공에 늘어지며, 그녀는 망설임 없이 유언 주문을 읊었다.

 

“….”

 

그 때와 마찬가지로, 몸 말단부터 연기가 되어 사라져갔다.

 

하얀 연기와 자색 연기가 뒤섞여 피어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고개를 비딱하게 틀었다.

 

…그런가.

 

차게 식은 붉은 눈동자엔 이전의 그녀는 없다.

 

이유 모를 갈급함을 부추기던 감정, 그를 달뜨게도 했고 화나게도 했던 표정이 더 이상은.

 

“…이제는.”

 

저 멀리, 산 능성으로 태양과 같은 불꽃이 터질 때마다 그녀는 잠시 숨을 들이마시고 작게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 날과 같지 않았다.

 

공기를 떠돌던 옅은 피 비린내도, 몸을 반쯤 파먹어 순식간에 썩어 내리던 보랏빛 살점도, 죽음이 직전에 닥친 멍한 시선에 담긴 미련도….

 

지금의 그녀에겐 무엇도 없다.

 

그는 차라리 그 순간이 몹시 그리워져, 쓰게 웃었다.

 

지금의 그녀는 보다 강인했고 냉정했다. 타고난 여왕이라 거슬려했던 과거. 그녀는 지금, 그 명칭이 훨씬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지만….

 

딱 그만큼이나 딱딱하고 메말라, 사람답지 않았다.

 

남들이 듣기에 초연한 말을 내뱉던 그 순간이 훨씬 더 인간답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덧 없고 가녀리던 과거를 벗어났는데 어찌하여 그녀는….

 

도리어 죽은 것과 다를 바 없이 보일까.

 

“…아쉽네.”

 

스스로도 미친 소리라며 타박을 들을 것을 알았으나 진심이었다.

 

숨결이 섞일 만큼 가까이서, 그는 한숨과도 같이 웃었다.

 

붉은 머리카락 위로 보라색과 감색이 뒤섞인 머리칼이 드리워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지리한 눈빛이었다. 경멸하는 붉은 눈동자는 침잠해있었고 지팡이를 쥔 손과 고요한 숨결은 그가 형체를 가지는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브릴리스.”

 

그녀는 미묘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 역시 미묘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몹시도 짧았던 순간, 손에 쥔 모래알처럼 싸한 감정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무엇을 기대했나.

무엇을 보고팠나.

 

비꼬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설마 그 머저리들처럼 정을 주고 말았나.

 

….

 

…염치없는, 부질없는 생각을 짧게나마 하고 말았나.

 

목을 죄듯 또는 뺨을 감싸듯, 그는 고개를 물리고 대신 손을 뻗었다.

 

그래. 이것뿐이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일평생 쌓아온 세상의 것이 그러했다. 가당찮은 감정을 가지고 사이가 깊어진 존재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그게 우리는 아닐 것이다. 당연했다. 그런 감정이, 제대로 자라날 틈도 없지 않았나.

 

그런데도 잠시나마 기대를 하고 만 것은….  어리석게도 그러고 만 것은….

 

부질없어라.

 

피식, 우는 듯 웃으며 감정을 털어낸 그는 웃었다.

 

“그럼 이제 죽어줘.”

 

웃었다.

 

남아있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이 오직 이뿐이었다.

 

 

 

*

 

 

 

 

 

 

 

 

 

갑자기 남가브릴 뽕이 차올랐다 ㅇㅇ

 

의식의 흐름대로 썻다. 백브릴이 몹시 그립다...우리 남가라도 글었겠치...

 

늙었는지 요즘 쓰면서도, 진짜 사가라라면 저딴 말 안할 텐데 ㅋㅋㅋㅋ저런 상황 연출도 안 될텐데 ㅋㅋㅋㅋ 하면서 썻다 ㅡㅡ.

 

흑역사 또 하나 가즈아!

 

남가브릴은 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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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떡꼬치 2018-08-06 02:17:03
사이언스
엄마 나 죽을 거 같아 아
그만좀해라 2018-08-06 02:19:47
@루저떡꼬치
님 트레만화 때문에 뽕이 차올라서 내가 쓰고 말았자너ㅡㅡ으앙ㅇㄱㆍㅇ. 흑역사. 으앙앙. 남가라든 사가라든 보고싶따 으항ㅅ항.

흥을 올리게 했으니 책임져!
루저떡꼬치 2018-08-06 02:23:30
@그만좀해라
빨리 내가 오지게 뽕차도록 글을 더 써줘 책임져! 뽕차서 이 새벽에 다시 컴퓨터 키게 해달라구
세상사람들 이 글 좀 보라구여 엉엉
그만좀해라 2018-08-06 02:24:32
@루저떡꼬치
의어ㅡㅇ디ㅡㄷㅇ남가브릴이 최고얏. 늘 짜릿해! 새로워! 아..다덜 남가브릴 연성한거 올려주믄 조케따
루저떡꼬치 2018-08-06 02:32:15
@그만좀해라
잊었던 개추 누르고 감 내일은 겜말구 그림그려야지 아 뽕이차오른다 제발 세상사람들 남가브릴을 파줘 어흑흑
집사야 2018-08-06 02:24:39
나도 팬픽 도게에 쓰지 말고 쿠게에나 쓸까;
도굴 전개에 빡쳐서 좀 쓰긴 했지만...
쿠게쪽 반응이 좋은것같음 ㅋㅋ


근데 쓸주제가 그닥...
그만좀해라 2018-08-06 02:25:41
@집사야
원작이 쓸애기고 지금 팬들이 하차중+화나 있으니 글었치. 금손 쩔게 많은 도굴의 황금기를 나는 알고있다네.....읗흑흑..
집사야 2018-08-06 02:27:45
@그만좀해라
근데 도굴 팬소설을 쓰게된 원인이 원작의 떡망에 있음 ㅋㅋㅋㅋㅋ
그거 아니었으면 할 생각도 안들었을탠뎈ㅋㅋㅋㅋ


도굴 황금기 금손파티쇼는 진짜 ㄹㅇ
오죽하면 그림탭이 있는게시판

근데 대신 연구탭 없어서 열심히 쓴글 다 증발 ㅠ
그만좀해라 2018-08-06 02:28:49
@집사야
근디 요즘은 소재가 잘...원작과 괴리가 더 어마무시해져서 쓰기 힘듦..봐라..한 장면을 수십줄 뻥튀기 한 것을ㅋㅋㅋㅋ
집사야 2018-08-06 02:34:21
@그만좀해라
어떤 부분인지 알것 같네요 ㅋㅋ
그래도 매우 잘 쓰셨어요 재밌네요 ㅋㅋㅋ

쓸만한 소재가 없으면 계속 if를 해갈수밖에 없긴함...

도게에선 아예 if로 전개 자체를 바꿔먹는걸 해봐서 ㅋㅋㅋㅋ
그만좀해라 2018-08-06 02:36:19
@집사야
쿠베라도 예전엔 if 종나게 많이 했는데 쿠카에 그거 다 흑역사로 남았자너ㅋㅋㅋ추측글도 흑역사 되는 마당에 흑흑..그림 잘 그리고싶따..흑흑..
집사야 2018-08-06 02:37:39
@그만좀해라
엌ㅋㅋㅋㅋ 너무 빠지지만 않고 단편정도로 끊어써도 그러려나?

그거 대게 무슨문제때문에 흑역사 된거임?
그만좀해라 2018-08-06 02:39:21
@집사야
내가 단편충인데도 그렇잖음..싱리.유리부터해서 가리지않아서 더 그렇다...큽..하..
유루 2018-08-06 02:32:40
일단 제목보니까 무조건 추천 박아야할 것 같다
그만좀해라 2018-08-06 02:35:04
@유루
글엄..남가브릴은 내가 묻어도 존엄하다
유루 2018-08-06 02:39:19
@그만좀해라
지금 다 읽었는데 잘 쓰는데? 연재해보는거 오때 남브는 하이틴 배틀노말 ntr.. 다 잘 어울린다구
그만좀해라 2018-08-06 02:40:25
@유루
구배라 하이틴이 구미가 당기는걸? 요즘 현실자아가 소설쓸때 태클건다굿...이 캐릭이 이런 행동을ㅋㅋㅋ? 한다구ㅋㅋㅋㅋㅎㅏ..
NeelireeMAMBO 2018-08-06 13:37:56
남가브릴 사랑
그만좀해라 2018-08-06 15:25:42
@NeelireeMAMBO
ㅇㄱㄹㅇ ㅂㅂㅂㄱ 최고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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