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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츄잉의 비밀을 알게 된 사내의 기묘한 모험 이야기! 2화
갓요한 | L:0/A:0 | LV33 | Ex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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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 2019-02-27 22:43:04 | 9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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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 애송이는..."

 

찐따같이 생긴 두 명이 탈출하려고 문을 쾅쾅 두드리는 내게 다가왔다.

 

"크큭... 퀴즈에 자신이 없나 보1지."

"하긴... 우리를 이기진 못할테니까."

 

'뭐래 씹덕들이'

양아치까지는 아니었지만, 난 저 녀석들 정도는 팰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의 힘의 정의는 달랐다. 머리가 좋을수록, 힘이 강한 사람이다.

 

어쩌면 저들은 학교에서는 힘으로 양아치들에게 지배당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이들은 역으로 사람들을 지배하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이 짐승과 인간을 구분짓는 척도이니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니 가장 서글픈 건 어디에서든 지배당했던 나 김돌돌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만큼은 김돌돌이 아니라 수능 만점자 멘사 박은표로 활동해야 했다.

 

"애송이, 키미노 나마에와?"

"나... 나는 박은표다."

 

그러자 그들이 이제서야 놀라기 시작했다.

"오오, 그 수능만점자 박은표?"

"이거이거 한 방 먹었구만~?"

 

'너희들은 사람을 성적으로만 판단하는거냐.'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는 내게 그들은 통성명을 했다.

"나는 존 홉킨스 대학교에 다니는 이천권이라고 한다." (그림에서 안경쓴놈)

"난 천권이랑은 중학교 동창 임경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재학 중이야."

 

 

"여기 다들 한국인일테니... 도전 골든벨은 알지? 그것처럼 퀴즈를 푸는 거야!"

모두에게 화이트보드와 매직이 주어졌고, 나는 긴장된 채로 준비를 마쳤다.

"첫 번째 문제다. 원소기호 76번은?"

 

 

시작과 함께 탈락한 나를 포함해 수많은 탈락자들이 최후의 4인을 구경 중이었다.

"마지막 문제다. 원주율을 소수점 이하 50자리까지 구하시오."

 

단 한 명만이 정확히 3.1415926535 8979323846 2643383279 5028841971 6939937510 를 적어냈다.

그 녀석이 바로 훗날 내 최대의 라이벌이 될 김수태이다.

 

"...'지식부문' 최종 우승자 김수태. 탈락자들은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십시오."

 

 

"어이 너 수능만점자라면서 1번부터 틀리냐구~"

"원소기호 76번을 어떻게 아냐 임마..."

금새 친해진 나와 이천권, 임경필.

 

내가 수능만점자 박은표라서 친한 것일까.

현실에서의 김돌돌은 정말 보잘것없는 사내인데...

 

 

다음 라운드는 면접이었다. 자신의 장기를 최대한 뽐내는 게 목적.

두뇌 부분 외에서 다양한 능력자들을 뽑기 위한 구글의 새 시험이다.

 

"먼저 그림 그릴 사람은 1번 방에서 그림 그리면 되고, 노래 부를 사람은 2번 방으로..."

나 박은표를 포함한 두뇌파들은 7번 방에서 '창의력 시험'을 보게 되었다.

 

 

"베를린에서 왜 음식을 먹으면 안 될까?"

"독일 수도!"

 

'이거 너무 쉬운데...?'

이어지는 모든 문제에서 나는 의외로 내 재능을 알게 되었다.

나는 창의력에 재능이 있는 아이였다...!

 

"창의력 부문 우승자 박은표. 축하한다. 이제 넌 구글의 정식 직원이야."

"남아있는 이들은 집에 갈 수 있나요?"

 

내 질문에 구글 간부가 "아니." 라는 질문과 함께 총을 꺼내들었다.

"쓸모없다 판단되는 인간들은 죽인다... 거기에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죄목 추가."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시체'를 목격했다.

아,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죽을 때는 누구도 보잘것없고 약하구나.

 

"저들에게 동정심을 베풀지마라. 앞으로 넌 수많은 이들을 지배할 '우리'와 함께니까."

경필이마저 죽었을 때, 난 천권이의 표정에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오늘 본 사이지만, 아닐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중학교 도서관에 매일 틀어박혀 있던 둘은 서로 아주 각별한 사이였고,

또 서로를 라이벌 삼아서 공부를 계속해나갔다.

 

언젠가 경필이가 일진들한테 맞고 왔을 때,

천권이는 속으로 분노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경필이는 그들이 성공해서 돈과 권력을 쥐더라고,

그들을 찾아가 복수하는 찌질한 짓은 하지 말자고 했다.

그것이 권력을 쥔 자들의 자세니까...

 

앞으로 죄없는 이들을 더 밟을 것이라고?

너희들의 권력은 순전히 너희들을 위한 것이었더냐.

나의 이상은 그저 이상일 뿐이더냐...

 

너희들이 우리를 괴롭힌 양아치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

인간은 결국 가면 쓴 짐승일 뿐이더냐.

 

처음에는 그저 근묵자흑이라는 말처럼,

공부 못하는 녀석들을 멀리하다보니 경필이와 친해진 것이었다.

원래 그저 공부를 같이 할 뿐인 사이었던 녀석이 최고의 친구가 되었다.

서로 볼링도 치고, 노래방도 가고, 등하교도 같이 하고...

 

...그래봤자 도움받기 위해 이용하는 비즈니스적 관계였잖아.

내가 최고고, 나만이 나를 보살폈고, 너 또한 그리 했잖아.

 

근데 왜

너의 죽음이 이토록 슬픈 것이냐

 

이제 곧 나도 총 맞아서 죽을 거잖아

그것이 제일 슬퍼야 되는데

 

오히려 난 왜 나의 죽음을 바라는 것일까.

 

천국이 있다면, 만나고 싶구나...

 

 

마지막, 천권이의 눈에 눈물이 맺힘으로써, 그는 죽었다.

 

비록 내 상상일 뿐이었지만, 그처럼 공부만 한 이도

나처럼 친구가 있고 슬퍼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당연하지. 저들도 인간인데.

 

왜 저들은 나와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을까.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건 똑같잖아

 

나처럼

 

 

"내 친구를 죽인 죄..."

 

난 권총을 꺼내들고 간부 녀석 머리에 겨눴다.

 

"이거 실망이군... 누군가를 지배할 그릇이 안 되는구만."

 

간부 녀석은 태연한 척 했지만 두려워했고 무엇보다 당황했다.

지금껏 이런 사례는 없었나보다.

 

"당연하지. 난 박은표가 아니니까."

 

"뭐?!"

 

 

 

탕 소리와 함께, 난 세 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나 김돌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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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행시생 2019-02-27 23:01:58
ㅁㅊ 완급조절보소 개꿀잼 ㅋㅋㅋㅋㅋㅋㅋ
태극용 2019-02-27 23:03:38
그림 님이 그리신거죠?
갓요한 2019-02-27 23:08:40
@태극용
인간맨 [L:7/A:145] 2019-02-28 17:24:20
다음화도 기대되네요.
큐트치에리 [L:77/A:283] 2019-03-01 07:46:53
ㅋㅋㅋ
하루히로 2019-03-01 09:56:13
재밌게 봤습니다
박용제 [L:33/A:602] 2019-03-01 10:30:32
와 개재밌네 ㅋㅋㅋㅋㅋㅋ
닉크롬선 [L:9/A:342] 2019-03-01 13:07:45
아니 그래서 츄잉의 비밀이 뭐야
갓요한 2019-03-01 13:27:58
@닉크롬선
1화에 나와있음
구글의 한국 지부 커뮤니티가 츄잉
그리고 구글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의 단체로 묘사되고
닉크롬선 [L:9/A:342] 2019-03-01 15:21:59
@갓요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네
초심 [L:9/A:331] 2019-03-06 16:44:12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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