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었나 해적왕의 피가.."

 

해적이 악인 원피스 세계관에서 해적왕 골드 로저는 시민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절대악입니다. 에이스가 로저의 아들이라는 말만 듣고도 벌벌 떠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요. 

 

또한 그 해적왕 로저의 사망으로 열린 대해적 시대로 인해, 세계는 크고 작은 다른 '악'들로 넘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 뒤에 '정의'를 박아넣고 정의의 상징을 자처하며 해적을 소탕하는 집단이 해군입니다. 

 

이 '정의의 상징'으로서의 해군은 항상 강하고 정의로우며, 굳건하고 비타협적이여야 합니다. 정의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로써, 흔들림 없는 태산같은 육중함이 있어야만 시민들에겐 안심을 주고 해적들에겐 공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흰수염과의 충돌을 예상하면서도 에이스의 처형을 감행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해군본부가 해적왕의 핏줄을, 마침내 정의가 절대악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렸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 때문에 해군이 전쟁을 감수한 것이죠. 

 

그런 계산에서 일어난 정상 전쟁의 결과는 해군의 대승리. 해적왕의 아들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의 사나이와 그의 해적단을 박살내버렸습니다.

 

이 대죄인 에이스와 흰수염을 효수해 대대적으로 선전한다면 해군은 '절대 정의'의 상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해군으로서는 최고의 호재였죠.

 

그러나 센고쿠는 저 절호의 기회를 마다합니다. 샹크스의 등장으로요. 

 

샹크스의 요청은 정상전쟁의 종전과 에이스&흰수염의 신병 양도. 이것은 해군이 승전의 대가로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이득 두가지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았습니다. 심지어 그 말을 하고 있는 상대는 해군의 적 해적, 그것도 보통 해적이 아닌 사황 샹크스 였습니다. 그리고 센고쿠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죠. 

 

파시피스타로 해적을 몰살시키는 장면을 방송하는 것조차 잔인하다는 이유로 '정의'의 위신이 떨어진다며 방송을 중단하려던 해군이,

 

해적에게 절대로 비타협적이여야 할 정의의 상징이, '꼬우면 덤벼라'라는 말을 동반한 해적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입니댜.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지요. 해군이 승전의 이득은 커녕 손해를 보는 전개이니까요. 

 

물론 센고쿠가 샹크스의 요청을 받아들인 데에는

코비의 외침도, 상처입고 죽어가는 병사들도, 수십년간 싸워온 흰수염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검은 수염의 존재도 영향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군들은 저런 요소들을 뒤로 한채 전쟁을 강행하고 있었고, 그 전쟁은 샹크스의 등장 이후에나 끝이 났습니다.

 

"너라면 그리 하지. 빨간 머리."

 

종전의 주역이 샹크스인건 틀림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