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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동공이 놀란 듯 커졌다.
나는 여자를 보며 자조하듯 작게 비웃었고 온기가 느껴질 듯 근접한 여자의 귓가에 속삭였다.
"만약 괜찮지 않으면… 네가 도와줄 건가?"
아직 잡고 있는 손을 한층 더 거칠게 이끌며 여자의 얼굴을 바로 앞에 가져왔다.
"괜찮지 않으면…."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놀란 듯 아무 반응하지 않는 여자의 입술에 기습적으로 키스했고
포개진 살결을 잠시 탐닉한 후 천천히 떼었다.
"이렇게 위로도 해줄 건가?"
나는 아직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이성과 죄책감을 외면했다.
이미 질투와 본능에 좀 먹힌 대로 이성의 구석에 박혀있던 나의 본성은 다음 행동을 촉구했다.
나는 본성대로 가녀린 여자의 어깨를 밀어 침대에 넘어트리려 했다.
하지만 그제야 정신이 든 것일까. 여자는 나의 몸을 밀어냈지만, 그것은 역효과였다.
이미 멈출 수 없어.
"지, 진정하세요 쿤씨. 저, 저 라헬이에요."
여자는 당황한 듯 붉어진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열 때문에 다, 다른 누군가랑 착각하신 것 같은데 그만하세요."
바보 같기는.
알아. 네 이름이 라헬인 거.
그런데 뭐. 네가 자초했잖아.
내 행동을 재촉하고. 밀어내는 내 의사를 무시하고. 멋대로 나를 걱정하고.
밤의 곁에서 그를 빛내주고.
전부 네가 자초한 거야. 그러니까 그냥 얌전히 삼켜지라고.
"……실례했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당황한 여자는 급하게 자리를 뜨려는 듯 침대에서 일어났다.
나는 생각했다.
이제 안돼.
떠나려는 여자의 손을 덥석 잡은 나는 힘으로 다시 앉히고 눕혔다.
그리고 저항하는 두 손을 구속하고 나의 손으로 침대에 고정했으며 그런 여자를 위에서 내려다봤다.
여자는 정말 놀란 듯 잠시 저항을 멈췄다.
"……남자의 방에 들어와 멋대로 만졌으면… 이런 일쯤은 예상한 거 아니야?"
"… 쿤씨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네요. 놔주세요."
"그런 말을 하면…. 내가 놓아줄 거라 생각해?"
"…… 쿤씨…. 저 밤이랑 사귀고 있어요. 이런 행동. 친구의 여자친구한테 못할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새삼 알고 있던 얘기를….
그리고 네가 밤이랑 아무 관계가 아니었다면 손도 대지 않았어.
네가 밤에게 소중한 사람이기에. 네가 그를 빛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나는 너를 탐하는 거다.
"… 알아. 네가 밤이랑 사귀는 거.
그런 거야 헤어지면 되잖아. 그리고…."
나한테 와라. 라는 말을 입술에 머금고.
나는 다시 한 번 여자의 입술을 탐하기 위해 몸과 함께 고개를 서서히 숙였다.
여자는 약한 힘으로 몸을 이리저리 뒤틀며 거세게 저항했지만,
그것은 강한 힘을 물려받은 내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혀를 깨물까. 나는 나머지 한 손으로 여자의 양 볼을 잡고
이번엔 혀를 넣은 채 그녀가 밤과 사랑을 나누던 입을 탐닉했다.
나의 혀는 뻣뻣한 여자의 혀를 감싸 듯 휘감았고 애액이 적당히 섞일 즈음 혀 끝으로는 혀 아래를 훑었다.
경직된 그녀의 혀가 조금은 풀리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그저 본능적으로 그녀를 탐했을까.
체념한 듯 여자의 작게 뜬 눈에서 따뜻한. 나를 걱정하던 손길과 같은 따뜻함을 품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여자의 뺨을 타고 흘러 내 손과 얼굴에 닿았다.
나는 느껴지는 촉감에 맞닿아있던 입을 떼고 잠시 여자를 바라봤다.
우는건가….
그런 모습을 보고 나는 내 본성을 알고 있기에
본능적으로는 오히려 더 흥분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정답이었다. 그녀의 눈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내 입가는 미소를 지었고.
나는 이미 체념한 듯 날 보고 있지 않은, 왜인지 소리조차 지르려고 하지 않는 여자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이성과 죄책감은 내게 의문이 들게 했다.
정말 이렇게 계속 이 여자를 상처 주어 억지로라도 가지게 된다면…. 그 결과로 밤과 같은 높이에 설 수 있다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해도 방법이 이렇다면… 그것에 가치는 있는 건가….
……지금의 난…. 조금이라도 빛나고 있는가….
여기까지 와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나를 휘감은 질투는 입안에 들어온 먹이를 삼키라 재촉하고.
마음 한편의 이성은 이것에 가치가 없다며 나를 타일렀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