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군. 너희는 정말 끈질겨, 질려 죽겠다. 진심으로 질렸다. 입만 열면 부모 원수, 자식 원수, 형제의 원수. 바보같이 그것 밖에 없어. 너희는 살아남았으니 충분하지 않느냐? 가족이 살해당해서 어쩌란 거냐?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원래 생활을 계속하면 될 것을. 내게 죽은 건 재해를 만난 것과 같다고 생각해라.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비, 바람이, 화산이, 대지의 흔들림이 얼마나 사람을 죽였든 천재지변에 복수하려는 자는 없지. 죽은 인간이 되살아날 일이 없다. 계속해서 그런 것에 매달리지 않고 그날그날 벌어먹고 조용히 살면 되잖나. 대부분 인간이 그리하고 있다. 왜 너희는 그렇지 않지? 이유는 하나. 귀살대는 이상한 놈들만 모여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놈들을 상대하는 건 지쳤다. 슬슬 끝내고 싶은 건 내 쪽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무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