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일은 흔한 공예에 지나지 않지만, 옛 생활의 기원 중 하나이기도 하지. 다른 것이 모두 사라져도 대장일은 이 세상에 잘 남도록 할 거야. 이건 먼 옛날에 선택한 길이야. 너도 중요한 선택은 해본 적 있잖아? 그 결과는 꼭 지켜보도록 해. 끝까지 지켜봐야 비로소 원만하다고 할 수 있지.
내 밥줄은 말이야. 원래는 생활에 뿌리내린 기술 중 하나였어. 그렇지만 나는 속세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거로 지금은 싸움의 불꽃에 몸을 태우는 꼴이 되어있지. 무기를 손에 드는 감각에도 익숙해져 버렸어. 그보다, 안 들고 있으면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말이야. 어려운 일이군.
용문도 좋은데 말이야. 뭐라 해도 역시 음식의 간이 너무 삼삼하단 말이야. 매운맛이 무지하게 부족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잘 들어. 매운맛이라는 건 삶의 방식이야. 딱 좋은 아픔과 강렬한 자극이 혀 위에서 폭발하면 너도 ‘인생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거야.
아아… 배고프다... 그렇다고 해도 냄비를 만드는 건 쉽지만 요리하기는 어려우니까 말이야… 우리 남동생들 중에서 요리를 잘하는 애가 한 명 있거든. 가족이 모두 모였을 때 뭔가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만들어 준다고. 그거야말로 요리인, 이라는 거겠지? 그거에 비하면 로도스의 요리는 너무나도 별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