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단간 프랜차이즈랑 팬덤 하는 짓들 보고 정나미가 떨어져서, 6챕터는 공감이 갔다. '그래, 이딴 똥겜은 끝나야 해!' 하고 제작진을 응원할 정도.
제작진들 입장을 잘 생각해보면 이 겜은 놀랄 정도의 갓겜이다. '에노시마 뇌절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스폰서 입김 때문에 전작이랑 이어질 여지는 남기지 말아야 하고, 그렇다고 더 만들게 지원도 안해줌. 애니 제작진들은 똥을 남겼고, 그렇다고 애니의 해피엔딩을 망칠 수도 없고, 팬들은 애니 3도 좋다며 어쨌든 전작이랑 연계되기를 원하고, 제작진들은 극성 팬들에게 시달려서 정 떨어졌고, 더 만드는 건 뇌절인데, 제작진이 이미 그걸 소재로 뇌절 땡기며 깔깔댔던 2편이 있어서 소포모어 징크스 걸리기 딱 좋음.'
터져버린 시리즈를 마지막 1편으로 완결해야 하는데, 애니 3으로 말아먹은 스토리를 어떻게든 수습하면서, 6챕이 사실일지 아닐지 여지를 남겨 여운을 주면서도, 6챕에서 이젠 그만해 달라는 호소도 설정 파다보면 플레이어를 겨냥한 것이 아님을 교묘하게 보여주고, 트릭의 수준은 1, 2에 비해 발전하고, 자체적인 메타픽션으로써의 완성도도 괜찮은 편이고, 캐릭성과 게임성 자체까지 훌륭하게 완성한 게임이 있다? 이건 10점 줘야지.
애초에 단간 1부터가, '배경설정 닥치고, 동기 닥치고, 트릭 닥치고, 개연성 닥치고, 게임은 재미만 있으면 돼!'라는 철학에 맞춰진 게임이었다. 그래서 에노시마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으로 툭 튀어나온거고, '인류사상 최대최악의 절망적 사건'은 걍 '몰라몰라' 하며 뭔지 모를 뽕을 풀악셀로 땡겨서, '복잡한 건 됐고, 걍 미소년소녀들이 나오는 살인겜 하나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알렸으며. 2편은 '이게 흥하네? 뇌절을 원해? 이 정도면 어때?' 식으로 열혈 뇌절 팬서비스 충만한 게임이었음. 3이 지금까지 쌓아온 단간 시리즈치곤 초라한 엔딩이지만, 그건 애니 제작진 뒷수습 때문에 그런 거고, 개발 철학을 잘 이어오고, 마무리를 잘 지은 게임이란 점에서 고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