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UMI / 슬리피-C 화수 : 등급 : 시작일 : 2020.05.27 완결일 : 연재일 : 수 장르 : 판타지 홈페이지 :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47269
배경)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가지 방법
작가는 tls123. 회귀자인 유중혁을 메인주인공으로 한다. 무려 3149편이나 연재됐지만 100화를 넘길 시점부터 김독자 외엔 아무도 안 보는 소설이 됐다고 한다.[2] 그럼에도 그런 엄청난 분량을 꾸준히 연재하고 끝내 완결까지 낸, 작가의 근성이 돋보이는 작품.
유일한 완독자인 김독자의 말에 따르면 아주 세세한 설정까지 서술해 사람을 지치게 하고[3], 반대로 작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은 설정이 뒤섞인데다, 정작 필요한 곳에선 묘사가 빈약해서 왜 인기가 없는지 알 만한 소설이라고 한다(...)
줄거리)
퇴근 시간마다 짬짬이 웹소설 읽기를 즐기던 평범한 회사원 김독자.
여느 때처럼 퇴근길 전철에서 스마트폰을 켠 그는 10년 동안 연재된 초장편 소설인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약칭 '멸살법'이 마침내 완결되었음을 알게 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회사원이 된 지금까지 꾸준히 멸살법을 읽어온 그는 한 세계의 끝을 보았다는 충만함과 동시에 허탈함을 느끼며 작가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댓글을 남기지만, 차마 최고의 소설이었다는 말은 꺼내지 못한다.
평균 조회수 1.9회, 평균 댓글수 1.08개.
그것이 멸살법이 지난 10년 동안 얻은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거의 자신 혼자만 읽는 소설을 3000편 넘게 연재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 독자는 사람들에게 완결 기념 추천글을 쓰지만 비난만 듣게 된다. 씁쓸해 하던 독자에게 멸살법 작가의 아이디인 'tls123'이 쪽지를 보내온다.
쪽지의 내용은 독자 덕분에 완결까지 연재할 수 있었고 어떤 '특별한' 공모전에 입상하기까지 했다는 것. 멸살법의 에필로그에 대해 묻는 독자에게 작가는 유료화로 공개될 것임을 알리며, 감사의 표시로 특별한 선물을 보내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을 끊는다.
그렇게, 독자와 10여 년을 함께한 '멸살법'의 이야기가 막을 내리는 듯했다.
다음날, 세상이 너무나도 익숙한 소설의 스토리대로 흘러가기 전까지는.
설정)
스타 스트림 시스템(Star stream system)
한자로는 성류방송(星流放送)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성간 단위로 송출하는 방송이며 다루는 콘텐츠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군상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윤리 따윈 존재하지 않는 잔인한 방송이지만 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신이나 다름없는 성좌들이라 제재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독자의 언급에 의하면 도깨비들이 송출하는 방송은 스타 스트림의 일부일 뿐 그 자체가 아니라고 한다. 스타 스트림을 좀 더 본질적으로 정의하면 세계관 그 자체로, 일종의 '우주적 법칙'이라 볼 수 있다. 즉 설화가 세상의 근본 단위가 되고, 이러한 설화를 만들어내는 무한한 시나리오들에 개체들이 종속되어있는 본작의 세계 자체가 스타스트림 시스템인 것.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인물들을 제약하는 이유도 스타스트림의 세계가 인물들보다 시나리오가 더 중심이 되는 세계이기 때문인듯. 도깨비들의 관리국은 결국 치수사업처럼 스타스트림의 거대한 흐름을 관리하는 것에 불과하며, 성류방송은 이 과정에서의 도깨비들의 이익창출시스템에 불과하다.
시나리오
멸살법의 이야기는 시나리오라고 불리는 정해진 틀 안에서 진행된다. 시나리오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메인 시나리오와 성좌들의 요청, 혹은 도깨비의 재량에 따라 만들어지는 서브 시나리오로 나눠지는데, 서브 시나리오가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해 선택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면 메인 시나리오는 강제성이 붙거나 시나리오에 집중하게끔 유도하는 조건들이 붙기에 살아남고 싶다면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1] 번외격으로 숨겨진 던전이나 조건 아래에서 받을 수 있는 히든 시나리오도 있다.
채널
스타 스트림 방송엔 엄청나게 많은 채널이 존재한다. 성좌들은 본인의 취향에 맞는 이야기가 나오는 채널을 주로 보게 되는데, 방송이 재밌으면 해당 채널에 머무는 고정 시청자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지만 반대로 도중에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나오면 시청을 포기한 성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도 한다. 당연히 채널이 커질수록 후원도 많이 들어오기에 채널의 크기는 곧 거기 소속된 시나리오 참가자의 힘을 상징한다.
개연성
스타 스트림의 흐름을 통제하는 거대한 억제력으로, 시나리오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진행되는지를 판단하는 개념. 본작에서는 일종의 인과율 같은 개념으로 설명된다. 시나리오의 난이도, 화신 개개인의 무력 같은 요소가 최소한의 공평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시나리오는 개연성의 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므로 특정 성좌가 인위적으로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든가, 화신한테 지나친 지원을 해준다든가, 사적인 목적으로 정해진 시나리오를 임의로 비튼다든가 하는 행위를 저지르면 개연성을 어긴 정도에 비례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개연성 후폭풍이라고 하며, 주로 스파크의 형태로 나타나 타격을 주는데, 성좌들이 그런 강대한 힘을 가지고도 한낱 시청자 신세로 지구를 지켜보는 게 바로 이 개연성의 제약에 매여있기 때문.
다만 개연성의 기준이 전반적인 균형에 있기에 개연성을 어긴 주체가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문제가 없다. 따라서 다수의 성좌가 개연성 후폭풍을 나눠 감당하는 식으로 시나리오에 자신의 의사를 강요하는 것이 가능한데, 특히 성좌들의 집단인 성운이 이런 식으로 성좌 개개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2] 또한 강력한 성좌일수록 감당할 수 있는 개연성의 크기가 커져서 소수의 성좌들은 단독으로 시나리오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성좌들의 무분별한 시나리오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한 성좌의 개입이 다른 성좌가 대가 없이 시나리오에 개입할 개연을 주기 때문이다.[3] 작중에서는 6번째 시나리오에서 키리오스 로드그라임이 이계의 신격의 힘을 끌어들이려는 야마타노오로치를 공격한 사례가 있으며, 마왕 선발전 당시 마왕 선발전의 결과가 지체되는 동안 다른 성좌들이 날뛰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척준경을 비롯한 다른 성좌들이 직접 강림한 사례도 있다.
그리고 설령 이조차도 감내한다고 할지라도 어그러진 개연성은 스노우볼처럼 굴러가, 결국 후술할 '이계의 신격'을 강림시키고 한 세계의 멸망까지 초래할 재앙으로 번질 수도 있다. 무너진 개연성으로 인해 시나리오의 내부적 완전성이 깨져 무대 바깥의 존재가 개입할 수 있게 되는 원리인듯. 이 재앙의 대상은 성좌들조차도 예외가 아니다.[4] 후술할 이계의 신격이 가진 위용을 생각하면 성좌들이 개연성이라는 부분에 민감한것도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