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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 백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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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9-11-07 08:16:42 |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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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랑집*

- 백 석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 오는 집

닭 개 짐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밤에 섬돌 아래 승냥이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메 산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아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련이라고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

구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면 슬퍼졌다

 

토끼도 살이 오른다는 때 아르대즘퍼리*에서 제비꼬리 마타리 쇠조지 가지취 고비 고사리 두릅순 회순* 산나물을 하는 가즈랑집 할머니를 따르며

나는 벌써 달디단 물구지우림* 둥굴레우림*을 생각하고

아직 멀은 도토리묵 도토리범벅까지도 그리워한다

 

뒤울안 살구나무 아래서 광살구*를 찾다가

살구벼락을 맞고 울다가 웃는 나를 보고

밑구멍에 털이 몇 자나 났나 보자고 한 것은 가즈랑집 할머니다

찰복숭아를 먹다가 씨를 삼키고는 죽는 것만 같아 하루종일 놀지도 못하고 밥도 안 먹은 것도

가즈랑집에 마을을 가서

당세* 먹은 강아지같이 좋아라고 집오래*를 설레다가였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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