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발생 뒤 처음으로 희생자 유족 일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진상 규명과 유족 의견 청취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유감을 나타내며 더 많은 유족이 함께 하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티에프(TF)는 16일 오후 희생자 17명의 유족과 가진 간담회 내용을 공개했다. 간담회는 전날 저녁 30여명의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묵념으로 시작돼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민변은 “유가족들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비로소 마련된 것에 대한 아쉬움, 참사 발생 뒤 17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 차원에서 진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유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점에 한 목소리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간담회에서 “살릴 수 있었는데도 살리지 못했다” “희생자들이 ‘왜 그곳에 갔는지’ 물을 것이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는 책임자들, 그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리는 시각에 참담하다” 등 의견을 냈다고 한다. 민변은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숨진 경위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또 희생자에 대한 혐오 표현 등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민변 티에프는 이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기로 했다.
유족들은 희생자 가족 간 소통과 의견을 모으기 위한 채팅방 개설 등을 통해 더 많은 유족들이 모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희생자 가족과 피해자들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02-522-7283, pipc@minbyun.or.kr)에 연락하면 필요한 법률 지원 및 다른 유족과의 연결을 요청할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75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