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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겪었던 미스테리한 이야기 2(완)
나가토유키 | L:57/A:433 | LV194 | Ex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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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21-01-09 23:52:48 |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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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기로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해졌다.

 


아무 말없이 멍하니 있자 형님이 의아한 듯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너 왜 그러냐?"

 

 

 

"형님. 제가 요즘 회사에서 이상한 일을 겪고 있는데요......"

 

 


나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을 형님에게 얘기를 했다.

 

 

한참을 골똘히 듣고 있던 형이 얘기가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얘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귀신같은 건 믿지 않거든. 그런데 이 생활 오래하다보니 별일을 다 듣기도 하지

 

나는 아니고 부서 선배가 10년전 겪었던 일인데 어느날 화재 진압현장에 갔는데 조립식의 큰 공장 건물이었대.

 


신고를 받고 갔는데 공장문은 닫혀있고 현장에는 연기만 살짝 피어오르고 멀쩡했다는거야."

 

 

 


"잘못 신고했나요? "

 

 

 

"아니. 너 영화 분노의 역류 봤냐?"

 

 


"예............아 !! 백드래프트 현상 얘기하시려구요? "

 

 


"맞아. 처음에는 불이 크게 나서 연기도 많이나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산소가 고갈되서 엄청나게 높은 온도만 유지되고 작은 불씨만 살아남게 되지.

 

그 상태에서 문을 열면 공기가 한꺼번에 빨려 들어가면서 공장은 터져버리지. 그래서 소방관들이 가지고 다는 장비 중에 내시경 같은 게 있어.

 

작은 구멍을 뚫어 내부를 들여다 보는거야."

 

 

 

"그래서 봤나요?"

 

 


"그래. 그 선배가 사다리를 타고 건물 윗부분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부를 들여다봤대. 그랬더니 역시나 건물 천장에 파란색 불덩이가 휙휙거리며 돌아다니더래."

 

 

 

"그럼 어떻게 하나요?"

 

 


"뭘 어떻게 해? 그냥 건물 지붕과 외부에 엄청나게 물을 뿌려대는 거지. 온도 낮추려고. 그리고 작은 구멍이 있는 곳으로 소방호스 들이대고 건물안으로 신나게 뿌려대는 거야.

 


그런데 그 선배가 내시경으로 들여다본 다음 사다리에서 내려오려고 하는데 건물안에서 막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라는 거야.

 


죽여버리겠다면서 이 새끼 저새끼하더래. 그리고 비명소리도 들리고"

 

 

 

"헐"

 

 

 


"백드래프트가 일어날 정도의 상황에서는 그 열로 인해 안에 사람이 살아 있을 수 없어. 선배는 뭐가 이상했지만 일단 사람 소리가 들리니까 다른 직원들에게 안에


사람이 있다고 외쳤대."

 

 


"그래서요?"

 

 

 

"그렇다고 문을 그냥 열고 들어갈 수는 없지. 소방관들도 죽을 수 있으니까. 일단 생존자가 있는지 계속 말을 걸었대. 그런데 공장직원들은 하나같이 안에 사람이 없을거라고 했다는거야.

 

그리고 그 선배는 내시경 장비로 안을 계속 살폈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고 비명소리만 들리더라는거야.

 


어쩔 수 없이 건물의 온도를 낮추려고 계속 건물 지붕과 외벽에 물을 뿌리고, 안에도 물을 계속 우겨넣었대.

 


나중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안에는 사람이 없었대,정말 구석구석 찾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는 거야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몇 년전 바로 그 건물안에서 한 직원이 만취 상태에서 자기 아내와 불륜 관계인 같은 공장 직원을 기계부품으로 때려 죽이고, 자기도 칼로 자살했다는 거야."

 

 

 

"그럼 그 사람들이 귀신으로 나타났다는 거예요?"

 

 


"그래. 그런데 나를 더 오싹하게 만든게 뭔지 아냐? 그 선배가 그 말을 들었대. '김xx !! 이 강아지야!! 죽어버려!!'"

 

 

 


"헐. 혹시 이름이 일치했다는 거예요?"

 

 

 

"맞아. 기계부품으로 맞아 죽었다는 그 사람이었다는거야"

 

 

 

"와.... 진짜라면 정말 오싹했겠네요."

 

 

 

나도 별 미스테리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세상에는 더한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았다.

 


회사로 돌아온 나는 온갖 잡념에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나는 입사 동기인 그 형에게 소방관 형님 얘기를 하면서 내 생각을 얘기했다.

 

 


"형. 그 여자 정말 귀신일까? 난 귀신같은 거 안 믿는데."

 

 


"귀신 맞아. 안그러면 이게 다 무슨 조화냐? 타죽었다던 그 여자가 귀신으로 나타나 저 건물을 맴돌고 있는거야."

 

 


"혹시. 형. 저기 학원 원장이 뭔가 감추고 있는게 아닐까? 우릴 쳐다보는 보습을 보면 경멸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뭔가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

 

 

 

"그냥 지네 학원에 영향을 줄까봐 그러겠지. 소문이 애들한테도 들어가봐. 피해 막심하겠지."

 

 

 


"그런가? 아... 어찌되었든. 그 여자 다시는 안나타났으면 좋겠다. 솔직히 무섭다기보다는 그 여자를 보고나면 그날 잠도 설치고 다음날 하루종일 일이 꼬이고

 


되는게 하나도 없어,"

 

 


"혹시 모르지. 그냥 미친 도둑년이었을지. 어쨌든 정말 재수없는 년이야"

 

 

 

 

 


그러던 어느 날 오후 2시쯤 이었다.

 


옆 건물 학원 원장이 우리 사무실로 처들어와 막 고함을 지르는 것이었다.

 

 


"아니 당신들 우리 학원 말아먹을거야? 지금 무슨 소문내고 다니는 거야!! 다들 같이 망해볼까?"

 

 


계속되는 귀신 소문에 참다 못한 학원 원장이 열받은 것이었다. 마녀처럼 삐쩍 마르고 정말 당찬 여자였다.

 


사무실에 10명이 넘는 남자들이 있는데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고소하겠다고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부장이 가까스로 원장을 진정시키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약속하겠다고 확답을 주었다.

 


그러자 그 원장은 씩씩거리며 나가면서 나와 형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경고했다.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마. 알았어?"

 

 

 

우리는 그냥 쥐죽은 듯이 듣고만 있었다. 그런데 그 원장이 뭐라고 혼자 궁시렁거리며 나가는 것이다.

 


자세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는데 '니들도...죽은년 어쩌고 저쩌고...'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지 그 귀신같은 여자만 나타나지 않으면 된다.

 

 


원장이 다녀간 뒤로 한달이 넘게 흘렀다.

 


야근을 하여도 계속 비상계단에서만 담배를 피우니 그 여자를 볼일이 없었다.

 


그리고 어쩌다 복도 창을 이용해도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은 점점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사건이 되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형과 나는 또 다시 같이 야근조로 남게 되었다.

 

 


11시가 넘어 우리는 퇴근 준비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형이 갑자기

 

 

"야.. 그 여자 있나 보고 갈래?"

 

 

이러는 것이다.

 


호기심에 나도 그러자고 동의했다.

 

 

우리는 복도 맨 끝창으로 뚜벅뚜벅 구두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헐. 이게 웬일인가? 그 여자가 있는 것이다.

 

 

그 여자를 보자마자 형이 갑자기 마구 손을 흔들고,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며 여자에게 욕을 하는 것이다.

 

 

 


"야!..썅년아 여기다. 여기!!! 어디 잡아가봐!! 이 못된 년아."

 

 

 

형은 두려움을 없애려고 하는지, 아니면 내 앞에서 위세라도 보이려고 하는지 몰랐다.

 


저 앞건물은 우리보다 한층의 높이가 조금 높다. 그 컴퓨터 학원도 우리와 같은 6층이지만 그 학원을 보려면

 


약간 올려다봐야 한다.

 

 

나는 계속 그 여자를 주시했다. 자세히 살피니 이상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창에 서 있지만 여자가 멀어 보인다. 창속에 창이 있다. 창에 서 있지만 여자가 멀어 보인다. 창속에 창이 있다. 창에 서 있지만 여자가 멀어 보인다. 창속에 창이 있다.....

 

 

 

나는 갑자기 심장이 터질것만 같고 다리에 힘이 쫘악 풀려 버렸다.

 


나는 복도 창틀을 잡고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계속 거칠게 숨을 내 쉬었다.

 

 


"헉헉....형 가만 있어봐."

 

 


"어? 너 왜그래? 귀신 들렸냐?

 

 


"헉..헉.. 우와 미치겠다."

 

 

"야 너 진짜 왜그래?"

 

 

"형. 전에 사무실에서 형이 왜 그 여자를 못봤는지 알겠어."

 

 

"왜?"

 

 

"헉헉..아 신발 욕나오네. 지금 앞에 있는 저 여자 저기 있는게 아냐. 우리 바로 머리 위에 있어. 7층 말야!!

 

 

저 여자 이 건물에 같이 있는 거라구."


형이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린 듯 한마디 내뱉았다.

 


"아.. 신발 소름끼쳐. 진짜 저거 뭐하는 년이야?"

 

 


나는 눈에 눈물이 다 글썽거렸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채 형에게 물었다.

 

 

 

"형. 아직 그 여자 있어?"

 

 

"응."

 

 

 


나는 고개를 들어 그 여자를 쳐다 보았다.

 

 

바로 그 때 그 여자 또다시 그 까만 등을 보이며 돌아섰다.

 

 

 


"저 여자 어디 가는거야?"

 

 

 

우리는 복도 맨 끝창에 있었다. 우리가 등지고 있는 반대편 복도 맨끝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저 여자 내려오는 것 아냐?"

 

 

 


형의 이 한마디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형. 경비실로 가자!!!"

 

 

 


우리는 미친 듯이 엘리베이터를 향해 뛰었다.

 

 


엘리베이터...엘리베이터...나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무서웠다.

 

 


그리고 하필 엘리베이터가 9층에 정지해 있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7층을 거쳐내려 온다는 생각에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싫어졌다. 문이 열렸는데 그 여자가 떡 서있다고 상상하니 오금이 저렸다.

 

 

 

"형.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자"

 

 


"그래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는 엘리베이터 옆의 계단으로 미친듯이 뛰어내려 갔다.

 

 

어느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를 쓰는지 내려오는 중간에 "땡" 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나는 태어나서 엘리베이터의 "땡"하는 종소리가 이렇게 무서워 본적이 없었다.

 

 

평소에 들리지도 않던 종소리가 왜 이렇게 크게 들리는지 가슴이 터질것만 같았다.

 

 

 


"아저씨!!...아저씨!!"

 

 


1층 현관에 내려온 우리는 경비 아저씨를 급하게 찾았다.

 


-순찰중-

 

 

경비초소 앞에 놓여 있는 푯말 하나에 우리는 기운이 확 풀어졌다.

 

 

그리고 우리 등 뒤로 다시 엘리베이터 종소리가 들렸다.

 

 

"땡"

 

 


심장이 터져 버릴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경비 아저씨였다.

 

 

 

"무슨 일 있어?"

 

 


경비 아저씨는 후레쉬 하나와 열쇠 꾸러미를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아저씨 7층 사무실에 좀 갑시다."

 

 

"뭔일인데?"

 

 

"7층에 웬 이상한 여자가 있어요."

 

 

그러자 경비 아저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 이 야밤에 누가 있다고?"

 

 

"아저씨 빨리 가보자니까요."

 

 

"거긴 빈 건물인데."

 

 

"우리도 알아요. 그냥 사무실안에만 들여다보자니까요."

 

 


아저씨는 귀찮다는 듯이 궁시렁거리며, 우리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향했다.

 

 

2층...3층...4층...5층...6층....그리고 7층.

 

 

 

"땡"

 

 

가슴은 계속 두근거리고 있었지만 애써 나는 침착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경비 아저씨는 두꺼운 방화벽 철문을 열쇠로 열기 시작하며 계속 궁시렁거렸다.

 

 

 

"아니..이렇게 잠겨있는데 누가 있다는거야? 이거 말고도 안에 문이 또 있어."

 

 

 

철문이 열리자 강화유리문이 앞에 보였다. 강화유리문은 쇠사슬로 묶여있고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강화유리문까지 열리자 경비 아저씨는 내부 조명 스위치를 켰다.

 

 

무슨 사업체가 있었는지 천장과 바닥이 화려하게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교육장으로 쓰였는지 80평이 되는 큰 홀이 하나 있고 작은 방이 세칸으로 꾸며져 있었다.

 

 


100평 가까이 되는 텅빈 공간에 퀘퀘한 시멘트 냄새가 진동을 했다. 오랫동안 비어있다는 증거다.

 

 


우리는 여기저기 마구 뒤졌다. 작은 방의 문을 열때는 무섭기도 했지만 조심스럽게 여기저기 살폈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아이 진짜..짜증나네. 아무도 없잖아."

 

 

 

그런데 경비 아저씨가 대뜸 우리에게 물었다.

 

 


"자네들 여자 귀신 봤구만."

 

 


"헉. 아저씨 어떻게 아세요?"

 

 


"이 얘기 건물주가 들으면 안좋은 건데....전에 이곳에 다이너스티라는 다단계 회사가 입주해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이 많았었거든?

 


그런데 일주일에 한번 꼴로 여자 귀신을 봤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밤에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는 여자가 있다는 거야."

 

 

 

"그 여자.....귀신이예요?"

 

 


"몰라 나도. 나는 한번도 본적이 없거든. 그냥 한번 보면 왜 나타나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그 여자 때문인지 모르지만 여기 사업이 잘 안되서

 


사무실 빼고 나갔지. 그 뒤로 계속 몇 달동안 입주도 안되고 계속 비어 있는거야."

 

 


"........."

 

 

 

"내가 오기 전인가 본데, 이 건물이 들어서지 얼마있지 않아 불이 났었는데 여자가 한 명 죽었다고 하더군. 그 여자의 혼령일지도 모르지"

 

 


"여자가 죽어요?"

 

 

"몰라..그냥 여자가 죽었대."

 

 

옆에 있던 형이 말을 거들었다.

 

 


"그래서 그 컴퓨터 학원 원장이 여기에 여자가 죽었네 어쨌네 했구나. 한참 뒤에 다른 건물에 입주한 여자가 별걸 다 알고 돌아다니네."

 

 

 


그 뒤로 얼마 뒤 7층에 사무실이 입주했다. 큰 교회에 소속된 성경 연구회라는 곳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100평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절반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 뒤로 귀신 나타나면 알아서 기도로 해치우겠지 하며 우리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 성경 연구회라는 사무실은 12시가 넘도록 불이 켜져 있고 통성기도로 인해 그 여자가 나타날 때보다 더 무서운 경우도 많았다.

 


당연히 환한 불빛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그 여자를 볼 수 없었다. 그 성경연구회도 멀쩡하게 보였고.

 

 

 


야밤에 통성기도로 시끄러울 때 그 형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런 말을 한다.

 

 

"그 년은 뭐하나? 저 사람들 조용히 좀 시키지."

 

 

 


몇 년뒤 사무실이 이전할 때까지 다시는 그 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나타나지 않은게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어두운 층만 돌아다니면서 누군가에게 다시 나타나고 있을지 모른다.

 

 

나는 그 여자가 귀신이라고 확신하진 않는다.

 

 


그냥 그 때의 사건이 단지 풀기 힘든 미스테리한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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