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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의 분석 수행법
만물유전 | L:0/A:0 | LV28 | Ex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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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2026-03-17 22:03:49 |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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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의 세계는 논리적으로 보면 완전하지 않다 그렇기에 픽션세계에서 보이는 

잉여정보를 통해서 무수히 많은 참, 거짓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들을 언제나 만들 수 있고

이건 작가가 아무리 뛰어나도 죽을 때까지 설정에 대해서 시시콜콜 답변을 해줘도

 

미결정된 문제들은 언제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작가님들이 할 수 있는 대처법이

"그 질문은 독자님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뭐 이런식의 대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잠깐 설명을 하자면 '잉여 정보'라는 것은 허구적 존재(캐릭터, 장소 등)를 정의하는 데 있어

그 대상의 본질적 성격이나 서사 전개에 필수적이지 않은 정보들을 말한다

 

작가가 굳이 설정하지 않았거나, 독자가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세부 사항들

이 정보가 있어도, 없어도 픽션 세계의 논리나 플롯에는 영향이 없다

 

예시로는 셜록 홈즈가 런던의 하숙집에서 아침에 양말을 신었는지

맨발로 슬리퍼를 신었는지는 추리 소설의 전개에서는 '잉여 정보'일 것이다

 

작가가 기술하지 않았다면, 그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불확정' 상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잉여정보를 잘 사용하여 독자 스스로 작품내에 미결정된 사안에 대해서

임의적일 수는 있으나 어느정도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픽션 자체가 미결정된 것으로 충만한데 여기에 어떠한 학술적 이론이나 개념까지 

추가로 끌고오면 기존에 픽션도 미결정된게 많은데 추가적으로 특정 학술적 개념을

 

고려하기 시작했을 때 딸려오는 무수한 난민과도 같은 명제들의 패키지들에 대해서도 

T/F(참/거짓)를 매긴다는건 더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결국 어떠한 이론이나 개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작가가 밝혀도

독자가 어... 그래? 그러면 작가가 이걸 받아들였다고 하니까 그걸로부터 파생되는 무수한

정보들을 고려해서 작품을 계속해서 해체해서 보게되면 엉성하거나 부실하게 보이는 것들은

작가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인거 같다

 

픽션에서 결정되지 않은 모호한 서술을 어떻게 봐야할까?

 

한가지 제안을 해보기 앞서서 설명할게 있다

 

명료화(precisification)라는 것인데

모호한 표현을 “하나의 명확한 기준”으로 고정한 해석이다

 

예를들어 보겠다 “도널드 트럼프는 키가 크다”라는 문장은 모호하다

몇 cm부터 큰건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능한 명료화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명료화 1: 180cm 이상이면 “크다”

 

명료화 2: 175cm 이상이면 “크다”

 

명료화 3: 170cm 이상이면 “크다”

 

각각은 하나의 명확한 규칙이다.

 

이게 전부 명료화들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Heights_of_presidents_and_presidential_candidates_of_the_United_States

 

위의 링크의 정보가 맞다는 가정하에 도널드 트럼프의 키는 188cm로 

내가 제시한 모든 명료화들에 대해서 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명료화를 통해서 합리적으로 허용 가능한 명확한 해석들의 집합을 

논의에서 합의해볼 수 있을거 같다

 

초평가주의(supervaluationism)는 모든 명료화에서 참이면 초참(Super true)

모든 명료화에서 거짓이면 초거짓(Super false)

 

어떤 명료화에선 참, 다른 명료화에선 거짓이면 미결정(진리값의 결여)으로 모호한 상태가 된다

 

이런 미결정의 사례는 귀추법(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이나 귀류법을 통해서 나오는 역설적 상황이나

극단적인 사례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논의 참여자가 미결정된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거 같다

 

하평가주의(Subvaluationism)는 적어도 하나의 명료화에서 참이면 그 문장은 참이고 이걸 하참(Sub true)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적어도 하나의 명료화에서 거짓이면 그 문장은 거짓이고 이걸 하거짓(Sub false)라고 한다

 

초평가주의에 진릿값 결여가 있다면, 하평가주의에는 진릿값의 중복이 있다

하참이면서 하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호한 문장의 취급을 미결정으로 보면 초평가주의

참, 거짓의 중복으로 본다면 하평가주의

 

근데 배틀위키의 문제는 하참(Sub true)의 사례를 일반화해서 다루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특정 명료화에서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이 문제인데

 

1. 어떤 장면 A를 강하게 읽을 수 있는 명료화 하나를 잡음

2. 그 명료화에서 캐릭터 B에게 높은 위계를 부여함

3. B와 다른 캐릭터 C의 전투장면 같은걸 통해서 C도 B와 동급의 스펙을 산출

4. 이걸 추이적으로 적용하면 결국 그 작품 전체 캐릭터의 인정된 능력처럼 일반화함

 

추이적으로 연결하는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는 작중묘사와 안맞는 

반직관적인 해석까지 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파워 밸런스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원래 분석을 한다 

 

여기서의 문제의 원인은 특정 명료화라는 일반성이 떨어지는 사례를 잘못 골랐고

그걸 기반으로 거품을 키워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참은 원래 국소적 가능성인데 배틀위키식 해석은 그걸 전역적 위계로 올려버린다

그래서 픽션에선 하참들은 여러 지지하는 근거들이 없다면 비추이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다
억빠로 올려지키가 그렇듯 억까로 내려치는 것도 동일하다

 

그래서 나는 픽션 스케일링 커뮤니티는 초평가주의적으로 보수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을 

하평가주의적으로 공격적으로 읽고 거기서 나온 하참들을 무비판적으로 추이화하는

방향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인 이상 나도 수행적 모순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이걸 배틀위키 본인들도 어느정도 인지하고서 한계 없음 오류(NLF)라는 있지도 않는

비형식적 오류를 용어로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수행모순을 범하는 일을 우리는 목격한다

 

브게에서 유저들이 해석을 보수적으로 하는게 바로 하평가주의식의 공격적 판단의

문제점에 대해서 그 개념을 알았는지는 몰라도 경험적으로 습득하고 있어서 그런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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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씀 2026-03-17 23:15:13
하참엔 하거짓이 같이 따라오기에 추구점까지 하참인 해석을 보편적인 해석으로 놓는 건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거 같긴 한듯요…
물론 구멍 투성이인 창작물에 완벽한 명료화로 초참만을 따지는 것도 미묘한 것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추구점을 그곳에 놓고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건전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GOHKJNMC 2026-03-17 23:45:33
유리한 증거만을 취사선택하고 몰상식하게 일반화하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그건 어느 정도 정보를 알고 나서 불리한 요소를 감추고 기만하는 것이지만 그것조차도 아닌 경우도 많음.
본인은 어느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 사실은 특징이나 정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본인이 이런 간단한 인과관계 및 상관관계를 틀릴 리가 없다는 자신감으로 막 주장하고 보는 경우도 많음. 무엇이 유리한 정보고 무엇이 불리한 정보인지조차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그냥 진짜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데 그냥 주장하기도 함.
주장은 자신 있게 하는데 쓰는 그 근거가 바로 주장을 방증(傍證)하지 않고 반증(反證)하는 예시인데 그걸 유력한 증거인 줄 알고 쓰는 경우.
만물유전 2026-03-18 09:25:21
@GOHKJNMC
글을 쓸 때 자신의 편향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이 어디에 결국 닿게 되는지 숙고하지 않고 쓴 것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실재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기 이전까지
눈치채지 못할 수 있는 영역이니 저는 이해가 되는 경우고

후자도 마찬가지로 인간인 머리속에 떠올린 발상을 항상 숙고하고 내뱉는 것은 아닐 것이고
고민하고 쓴 글도 나중에 수정될 수도 있으니까요

고민하고 글을 쓰는거도 좋은데 그러면 적어도 자가 검증은 거치고 나올 수 있지만
거기에는 시간이 들기 때문에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고 시간적으로 제한된 경우도 있기에
이런 경우는 트레이드 오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수행 모순적인 것은 나도 상대도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걸 방지할 수 있으면 좋겠어서 본문에서 제안을 해봤지만

사실 이런 딱딱한 틀을 따르는 것이 싫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좀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자유의 측면은 작품의 독자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작가에게도 있습니다
역사적, 과학적 고증 등을 따라서 만들어지는 작품들도 있겠지만

모든 작품들이 그러한 학술적으로 고평가가 될 수 있는 형식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으니
그렇기에 과학적으로 오류가 있는 묘사, 배경이나 인물의 크기의 과장 등등
창작물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허용의 영역에 들어갑니다

창작자가 특정 이론에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개념에 대한 오독이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을 했을 수도 있겠죠

작가의 입장이서는 그러한 개념들의 오독, 오적용들 보다도 서사적으로 문제가 있는게
작품에 있어서는 더 치명적일거 같습니다

저는 개념의 변형이나 오독도 창작 행위로 간주가 될 수 있어서
이것도 창작물의 특성에 기인한 허용의 범위에 들어간다고 보지만

다만 스펙을 평가할 때는 그 특수성을 고려해서 묘사를 100% 적용하는건 어려울거 같긴합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묘사와 모순적인 묘사를 마주했을 때
기존에 알고있던 정보에 대해서 믿음 수정 또는 신념 수정(Belief Revision)을 해서
모순을 해결하는 방향도 있지만 이게 항상 잘 작동한다는 보장은 없으니

모순적인 상황을 해결하는 최선의 설명으로 찾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경우도 독자가 설명을 위해서 애드혹을 넣을 수도 있고
그렇게 해서 모순은 일단 어찌저찌 해결은 했지만

작가의 연출이나 의도와는 괴리가 큰 이야기로 보이게 될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이러한 대처법들은 모순을 없애기 위한 방식인데 저는 이게 잘 작동이 되면
그렇게 하면은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냥 모순은 그대로 두고

대신 모순으로 이야기가 파탄이 나지않게 그 모순으로부터 무언가를 이끌어 내는 것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쓰다보니까 그냥 본문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서한 것처럼 되어서 답글이 길어졌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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