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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9-10-16 11:24:50 | 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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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가 충청북도 충주에 사는 저는 절대로 가지 않는 장소가 한 군데 있습니다.

탄금대.

충주 자체가 안개가 많은 곳이라 학교 앞에 서 있어도 학교가 안 보일정도로 무척 안개가 많이 끼는 곳입니다. 탄금대 자체도 옆이 바로 호수라 그런지 더더욱 안개가 많이 낀다고 합니다.

남자친구와 있었던 일입니다.

비가 오는 날, 너무 걷고 싶어서 평소에는 생각도 한 적 없던 탄금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안개가 많이 끼어서 음산한 가운데, 아랑곳 하지 않고, 남자친구와 함께 산책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걷다보니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났습니다.

허억, 허억, 윽 하는 소리.

꼭 다친 사람들의 소리 같았습니다.
거친 숨소리와 고통에 찬 신음소리 같달 까요?

남자친구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그 소리를 향해서 달려갔습니다만 (저는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도 같이 있을까봐 겁이 났습니다) 분명히 가까이 나는 소리 같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분위기에 겁이 난 저는, 남자친구에게 차로 돌아가자고, 집으로 가자고 졸랐고, 남자친구와 차를 향해 뛰었습니다. 얼마나 뛰었을까요? 갑자기 시야에 피투성이인 사람들이 한 사람 두 사람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여자, 남자, 아이 할 것 없이 머리가 반쪽으로 쪼개진 듯 피가 철철 흘러 온 몸이 피투성이였습니다.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 아닌 그런 존재들이 저희를 향해 오고 있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손발이 벌벌 떨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손을 꽉 잡아서 저를 끌고 가지 않았더라면 저는 그 상태로 기절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차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저는 자취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 때의 그 모습은 잊히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다행입니다. 구체적인 모습들은 기억나지 않으니까요.

참고로 그때 저를 이끌어주었던 남자친구와는 지금은 헤어졌습니다. 남자친구가 바람나서…….
흠, 그 때 그 귀신들이 남자친구 차에 붙어서 따라다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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