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 다크모드
 | 로그인유지
하늘색나무대문집 - 권대웅
에리리 | L:60/A:454 | LV210 | Exp.29%
1,231/4,210
| 0-0 | 2020-07-18 00:12:19 | 82 |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하늘색나무대문집 - 권대웅

 

십일월의 집에 살았습니다

종점에서 내려 가파른 언덕을 올라

얼키설키 모인 집들과 몇 개의 텃밭을 지나

막다른 골목 계단 맨 끝 문간방

그 집에서 오랫동안 가을을 바라다보았습니다

창문 밑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나팔꽃, 해바라기

저녁의 적막을 어루만져 주던 가문비나무

가끔 아주까리 넓은 잎사귀가 슬픔을 가려주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담장 너머 이어지던 지붕과 지붕들

그 위로 햇빛이 만들어놓던 빛나던 개울들

황금여울을 따라 저녁의 끝까지 갔다 왔습니다

돌아오면 처마 밑 어둠이 뚝뚝 떨어지고

어디선가 쌀 일구는 소리 너무 커 적막해라

눈을 감고 술렁이는 내 마음속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리운 것이 너무 많아 불을 켜기 힘든 저녁

하늘색나무대문을 열고 나가

해바라기가 서 있던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나팔꽃 까만 눈동자처럼 한 시절 야물딱지게 맺히고 싶었습니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찾추가 규칙 숨덕설정 글15/댓글2
[시 문학] 견고(堅固)한 고독 - 김현승
크리스 | 2020-07-19 [ 396 / 0-0 ]
[시 문학] 정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9 [ 110 / 0-0 ]
[시 문학] 절벽가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9 [ 85 / 0-0 ]
[시 문학] 저 고독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9 [ 84 / 0-0 ]
[시 문학] 터널 끝에는 - 목필균
순백의별 | 2020-07-18 [ 83 / 0-0 ]
[시 문학] 겨울의 빛 - 김명인
크리스 | 2020-07-18 [ 78 / 0-0 ]
[시 문학] 겨울밤 - 신경림
크리스 | 2020-07-18 [ 152 / 0-0 ]
[시 문학] 겨울밤 - 박용래
크리스 | 2020-07-18 [ 153 / 0-0 ]
[시 문학] 하늘색나무대문집 - 권대웅
에리리 | 2020-07-18 [ 82 / 0-0 ]
[시 문학] 하늘의 나무 - 곽재구
에리리 | 2020-07-18 [ 84 / 0-0 ]
[시 문학] 오도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8 [ 107 / 0-0 ]
[시 문학] 어서 너는 오너라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8 [ 80 / 0-0 ]
[시 문학] 하늘 - 박두진
에리리 | 2020-07-18 [ 103 / 0-0 ]
[시 문학] 아버지 - 박두진
사쿠야 | 2020-07-18 [ 82 / 0-0 ]
[시 문학]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 작자 미상
에리리 | 2020-07-17 [ 116 / 0-0 ]
[시 문학] 풀잎이 아름다운 이유 - 김무화
에리리 | 2020-07-17 [ 120 / 0-0 ]
[시 문학] 풀 - 김수영
에리리 | 2020-07-17 [ 79 / 0-0 ]
[창작] 에스트레야 18화 올렸습니다
롤랑롤랑 | 2020-07-17 [ 85 / 0-0 ]
[시 문학] 용창선의 <백련사>
유희나 | 2020-07-17 [ 80 / 0-0 ]
[시 문학] 염창권의 <구전>
유희나 | 2020-07-17 [ 94 / 0-0 ]
      
<<
<
146
147
148
149
150
>
>>
enFree
공지/이벤 | 다크모드 | 건의사항 | 이미지신고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PC버전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