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도굴을 보면 작중 머리색이 바뀐 캐릭터들이 몇 있습니다.

이게 카네키 정신세계에서의 체크무늬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처럼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봤습니다.

물론 카네키의 경우 숨은 의미 생각할 필요도 없이 대놓고 '얘 각성했음' 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지만,

이게 카네키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원래 인간이었고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던 카네키는 야모리의 고문으로 정신이 나가면서 

머리카락의 색깔이 흑->백으로 바뀝니다.

바로 그 다음 타이밍에 리제의 환상을 보고 자신이 구울임을 자각하며 각성합니다. 

 

반면 원래 하얀 머리카락이던 쥬죠는 인간이지만 구울의 손에 양육되었고,

인간보다는 구울에 가깝다고 할 비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시노하라 수사관에 의해 차츰 변해갔고, 올빼미전 그의 부상으로 작중 최초의 슬픔/고통의 감정표현을 보여줍니다.

에필로그에서도 식물인간이 된 시노하라에게 인사/키스하며 이전의 쥬조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쥬죠.

실제로 2년 뒤 그의 모습은 부하의 성장을 돕는 상당히 좋은 상관이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머리카락의 색깔이 백 -> 흑으로 바뀝니다. 

 

다시 카네키로 돌아가서. 하이세가 된 카네키의 경우 흑과 백이 반반 섞인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기억을 잃어버린 하이세가 자신을 인간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구울로서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고 있는,

그의 뒤섞인 자기인식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건 도굴게 분들이라면 말하기 민망할 만큼 다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시겠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의 두 명과는 달리 티 안나는 머리 색전환의 캐릭터로 아리마가 있습니다. 

외전 단편이긴 하지만 jack 에서는 분명 흑발의 십대로 나왔던 아리마가

본편에서는 명백한 백색(또는 은발?) 의 머리카락으로 나오죠. 

그냥 염색을 했다 수준일 수도 있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세세한 거에도 복선을 넣는 변태 작가의 특성상

아리마 역시 카네키나 쥬죠처럼 인격의 변화를 겪을 만큼 뭔가의 사건을 과거에 겪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추측이 맞다면 이게 무슨 반전으로 작용하거나 과거회상에 쫌 비중 들여서 나올듯. 

 

또한 143화 마지막에 아리마와 카네키의 처분 여부를 논하며 나온 총의장의

'흑이 될지 백이 될지...' 의 대사 역시 그냥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색 전환이 인간 캐릭터들에게만 보이는 것도 우연이 아닐 거라 조심스럽게 생각하고요.

(구울이라면 굳이 스스로를 인간에 가깝게 여기거나 고뇌할 케이스가 없을 테니)

 

그래서 앞으로 나올 아몬(나오겠죠 설마)의 머리카락색깔이 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카네키처럼 백발이 될지.

아니면 변한 모습이라더라도 그의 굳건한 신념을 유지한 채로 검은색의 머리로 나올지 

더 과하게 나가자면 머리카락 색으로 아몬이라는 캐릭터의 앞으로의 행보를 추측해 보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상 잡설이었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