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청년실업.
실업난에 지쳐가던 나날이였다.
나는 00기업의 서류심사에 지원했다.
그중 "자기소개서"를 적어내려가던 참이였다.
'너의 인생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긴 취업준비기간에 지쳐가던 나에게
비수를 꽂아내리는 듯 한,
그런 날카로운 질문이였다
존경하는 사람을 적을 때면
모두들 이건희, 박지성, 반기문같은
정치, 연예, 스포츠 분야의 유명인사들을 적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존경하는 걸까?
내 스스로도 그것을 몰랐다.
그냥 막연하게 취업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뿐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자기소개서」의 허망한 공백을 채워나갔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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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황(THE KING)..」
나는 그렇게 적었다.
수일 후, 어찌된지 서류심사는 합격했고
면접날이 되었다.
나도 어째서 합격했는지는 몰랐다.
그저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ㅡ
.
.
.
.
나는 천천히 면접장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러곤 면접관은 물었다.
"OOO 지원자, 롤 모델로
'옥황(THE KING)' 이라고 썼는데,
이 사람은 누구죠? 어디 영화배우 입니까? "
아아─ 모르는건가
이곳 저곳 전부 되다만 인간들 뿐이다.
"한때... 이 세상에서 가장 강했던 ..사내...입니다 "
" 아... 그렇습니까... "
면접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아마 그는 이해하기 어려웠겠지.
요즘 시대에 '강함' 이라니...
그저 철없는 사회초년생을 보는, 그런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보더니 다음 지원자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