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서늘한 원두막을 찾은 해는
밤벌레들 울어대는 한밤중 내내
코를 골며 깊은 어둠을 꿈꾸고
개암나무 공터를 서성이던 별들도
오리새끼처럼 개울로 뛰어든다
시간은 태연스레 밤의 타래를 감았다
풀어내어 짧은 휴식을 준 뒤
바지런한 햇살로 대문 두드려
농부의 단잠을 깨운다
숲은 분주히 어린 생명들을 키워내고
자잘한 잎새를 엮어 큰 그늘을 친다
물 한 방울 입에 물고 울던 종다리
하늘창 닦으며 둥지로 날아가고
솔수펑이 나무초리엔 나른한
별자리들 돌아가며 잔등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