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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신장르][괴담] 저 메리라고 합니다만 [중편]
마비노기 | L:32/A:62 | LV26 | Ex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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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5-06-28 05:58:48 | 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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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스레주)
이걸로 주소는 알았다. 주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했으나 자전거로 가면 늦지 않을 것 같다. 메리 양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자전거를 몬다. 메리 양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집에 가도 좋은지 망설였다. 어쩌면 괴로운 일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 
 
"메리 양... 네 집에 가봐도 돼?"
 
"...가죠."
 
그 이외에 나도 메리 양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별이 보이기 시작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나는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104 (스레주)
30분 정도 자전거를 몰아가니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졌다. 자전거 조명을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샌가 메리 양의 손이 내 교복을 잡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자전거를 몰았다. 마침내 내 집이 보였다. 불이 켜져 있는 걸로 보아 가족이 돌아온 것 같다. 그렇지만 난 우리 집을 그냥 통과했다. 메리 양의 집은 내 집 바로 근처. 5분 정도 가면 되는 곳이다. 민가가 늘어선 곳에 자전거를 세웠다. 메리 양과 같이 나카야마의 명패를 찾았다. 빈말이라도 크다고 할 수 없으나 가정적인 집 현관에 나카야마의 명패가 걸려져 있었다. 
 
"여기다."
 
메리 양이 계속 내 옷자락을 잡고 있다. 누른다고 말하고 나는 초인종 버튼을 누른다. 
 
155 (스레주)
인터폰이 없이 초인종만 간단히 있었기에 나와 메리 양은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내 철컥 하며 문이 열린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을 시골집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다. 
 
안에서 나온 건 중년의 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치고는 젊어서 미인으로 보이나 조금 지친 것 같다. 
 
"누구세요?"
 
목소리가 조금 갈라진 것 같다.
 
"준의 친구에요. 죄송하지만 선향을 올려도 될까요."
 
"준의... 고마워. 올라오렴."
 
나는 안으로 들어가서 한쪽 구석에 만들어둔 불단 앞에 앉았다. 메리 양은 아무 말 없이 따라왔지만 옷자락을 잡는 힘이 더 강해졌다. 
 
207 (스레주) 
유영에는 메리 양이 아니라 나카야마 준이 웃고 있었다. 나는 선향을 3개 뽑아 불을 붙이고 향로에 세워 손을 마주했다. 뒤에서 아주머니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메리 양이 아주머니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엄... 마."
 
메리 양이 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엄마!"
 
그렇게 아주머니의 품으로 뛰어들었지만 만지지 못하고 허공을 더듬듯이 손을 교차한다. 나는 그 광경을 도저히 볼 수 없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광경이었다.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울고 있는 메리 양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뿐이었다. 아주머니가 본다면 허공에 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신경쓰지 않고 쓰담었다. 잠시동안 둘은 계속 울었다. 
 
"오늘은 여기에 머무를 게요."
 
울음을 그친 메리 양은 그렇게 말했다. 모처럼 조금 기억이 돌아왔고 아주머니와 함께 있고 싶다는 말에 나는 알겠다고 한 뒤 나카야마 집에서 나왔다. 오늘 밤만은 메리가 아니라 나카야마 준으로서 보내면 좋겠다고 별하늘을 보며 빌었다. 
 
자, 그럼.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자. 
 
739 (스레주)
다음 날 아침은 메리 양의 전화로 깼다.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지 않은 상태로, 맥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 여보세요."
 
"앗, 메리인데요. 아침 일찍 죄송해요. 그 오늘 저 제 학교에 가보려고 해요."
 
어제보다 메리 양의 말이 시원시원한 건 기억이 조금 돌아왔기 때문일까. 나도 조금 기쁘다. 
 
"응. 갔다와. 그럼 방과후에 다시 만나자."
 
"네! 갔다올게요!"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메리 양과 등교하지 못한 건 조금 섭섭하지만 메리 양이 조금이나마 나카야마 준으로서의 기억을 되찾는 건 좋은 일이다. 나는 침대에서 기어와서 콧노래를 부르며 세면대로 향했다. 
 
755 (스레주)
얼굴을 씻고 아침 식사를 먹고 학교 갈 준비를 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이지만 메리 양과 만나고 나서부터 그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평소처럼 통학로를 나섰다. 버스 정류장에서 5분 정도 기다리고 버스에 올라탄 뒤에 혼자서 5인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녀석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여, 안녕. 평소대로구나."
 
"그게 좋은 거야."
 
"뭐?"
 
코헤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괴이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생각하는 걸 포기한 것 같다.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어제 있었던 뉴스 등 코헤이다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770 (스레주) 
코헤이가 뉴스의 내용과 그 감상을 일방적으로 말하기만 하는 거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나는 평소에 그다지 텔레비전을 보지 않지만 정보통인 코헤이 덕분에 시사에 대해 의외로 빠삭하다. 뉴스에서 '세상의 창문에서'1로 이야기가 이동했을 때 우리가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벌써 도착한 거냐고 유감스러워하는 코헤이와 같이 다른 학생들과 섞여서 버스를 내렸다. 
 
평소에는 자전거를 타지만 어제 자전거로 집까지 돌아갔으니 오늘은 걸어가기로 했다. 코헤이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아까 버스 안에서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이런 날도 한 번쯤 있으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학교까지 통학로를 걸었다. 
 
788 (스레주)
어제 촬영지는 볼리비아였는지 안데스 산맥의 훌륭함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지만 가볍게 흘려들었다. 멍하게 걸으면서 늘 지나는 통학로인데도 자전거를 탈 때와 분위기가 다르게 보인다고 느꼈다. 
 
전방에 낯익은 뒷모습을 발견했다. 코헤이가 안데스에 대해서 말하는 걸 잠시 멈추고 담임 선생님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이런 성실한 태도로 우등생으로서 선생들에게 신뢰받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응, 이라고만 말했다. 나는 가볍게 목례만 하고 둘이서 선생님을 앞질러 지나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선생님이나 본 적 없는 학생 등 평소에는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전거를 가지고 왔으면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도 메리 양 덕분이라고 마음 속으로 감사했다. 
 
813 (스레주)
코헤이의 이야기는 교실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평소에는 교실에 도착하고 조회시간까지 시간이 있지만 시계를 보니 오늘은 아슬아슬했다. 교실에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고 나서야 겨우 코헤이의 이야기가 끝났다. 미안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자전거를 이용해야겠다. 
 
담임 선생님의 짧은 조회가 끝났다. 1교시는 또 영어. 이어서 담임 선생님이 수업 준비를 시작하자 코헤이는 지겨운 수업 전에 한 대 피고 온다고 교실동 3층 화장실로 향했다. 나도 화장실을 가고 싶었지만 어제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1층 아래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다. 미안하다. 코헤이. 친구를 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873 (스레주)
눈 깜짝할 사이에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거야 그럴 것이다. 거의 대부분 잤으니까. 2교시 도중부터 기억이 없다. 이런 식으로 해서 다음 시험은 괜찮으려나. 그때는 코헤이에게 부탁하자. 일단락 지은 시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평소라면 그 녀석과 같이 있겠지만 도서 담당 주기는 1주일. 당분간은 함께 밥 먹지 못한다. 애당초 나는 빵 하나만 먹어서 식사를 빨리 끝내버리지만. 다른 애들과 같이 어울려 먹을 수도 있으나 참여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쓸쓸하게 먹기로 했다. 아아, 메리 양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879 (스레주)
메리 양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 5분. 손에 들고 있는 카레빵도 다 먹었다. 점심시간도 메리 양의 체류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조금은 뭔가 찾아보자고 일어섰다. 처음에 도서관에 가는 것도 생각해보았으나 아마도 그 이상 발견할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또 하나 생각해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빨리 청소 구역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걷기 시작했다. 전장으로. 
 
894 (스레주)
문 앞에 서서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문을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뒤집은 양동이에 앉아서 발을 파닥거리며 담배를 피운느 자칭 20살 초등학생이 보인다. 열어둔 창문 밖으로 연기가 나가고 있다. 하나코 양은 나를 발견하고 이렇게 말했다. 
 
"여, 00."
 
한 순간 풀이 죽었지만 침착하고 되받아쳤다. 
 
"너도 작잖아. 초등학생."
 
여기서 제3자가 봤다면 뭐라고 생각할까. 일단 만장일치로 내가 졌다고 생각하겠지. 
 
"오늘은 메리는 어디있어?"
 
"등교일이다."
 
일부러 돌려 말했으나 하나코 양은 그러냐, 라는 반응 뿐이다. 꽤 머리 회전이 빠른 것 같다. 섣불리 깔볼 수 도 없다. 
 
908 (스레주)
"상태는 어때?"
 
"그럭저럭."
 
나는 어제 방과후에 일어났던 일을 하나코 양에게 이야기했다. 뭐 도중에 부끄러운 일이 있었지만. 
 
대강 이야기를 끝내니 하나코 양은 휴대용 재떨이를 꺼내어 짧아진 담배꽁초를 비볐다. 담배 예절은 잘 지킨다. 조금 놀랐다. 
 
"그런데 그 담배는 어디서 구한 거야."
 
"엄연히 산 거라고. 체류 시간 1일에 담배 한 상자."
 
"뭐?"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말았다. 
 
915 (스레주)
그렇게 메리 양이 얻으려고 애쓰는 체류 시간을 이 꼬맹이는 담배를 사는데 쓴단 말인가. 
 
"작년까지는 시간 단위였지만 올해부터는 좀 올랐어."
 
하나코 양은 엄살 부리듯이 한숨을 쉰다. 나는 아무래도 죽은 후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점심시간은 아직 남아있고 뭣하면 청소 시간을 써도 된다. 나는 하나코 양에게도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19 (스레주)
체류 시간은 유령들 사이에서는 화폐 같은 역할을 한다. 옷부터 오락 용품까지 거의 대부분의 물건은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어디서부터 얻어오는지 물어보니 죽어보면 안다고 쓴웃음을 짓고 결국에는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하나코 양이 보이니까 딱히 상관 없는데 담배 피울 때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연기가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아니, 여기는 판정이 너그러워서 말이지. 나와 담배는 한 세트로 간주 돼."
 
그러면서 하나코 양은 규칙에 대해서 설명했다. 
 
42 (스레주)
"우리의 모습은 두 가지 방법 이외에는 볼 수 없어. 첫 번째로 자기 자신이 놀라게 하려고 정한 상대에게밖에 보이지 않아. 두 번째는 소개다. 내가 보이는 녀석이 거기에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인식할 수 없어."
 
잘 모르겠지만 회원제 같은 것인가. 막연하지만 대강 이해했다. 그 후에도 이 규칙에 대해서 들었다. 담당 구역보다 밖으로 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멀리 갈수록 많은 체류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은 담당 구역 박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원칙적으로 생물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 
 
"어째서 메리 양은 나를 만질 수 있는 거야?"
 
"너를 놀라게 할 목표물로 지정했으니까."
 
단발식은 한 번에 한 사람까지 지정할 수 있다. 여러 부분에서 자세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은 혼잡해질 것이다. 이건 염라대왕이 정한 걸까. 
 
"뭐 이렇다만."
 
하나코 양은 다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229 (스레주)
연기를 피우는 하나코 양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기로 했다. 
 
"하나코 양은 어째서 여기에 남은 거야?"
 
나를 보는 하나코 양의 눈이 날카로워진다. 
 
"우리 가운데 살아있는 놈들을 시샘하는 녀석도 상당히 많아. 순진하게 그런 걸 물어보지 마."
 
그랬다. 메리 양에게도 경솔하게 물어보다가 실패했었다. 또 저질러버렸다. 학습능력 부족에 스스로 열받는다. 
 
"미안해."
 
나는 솔직히 사과했다. 하나코 양은 얼굴을 한 방 얻어맞은 얼굴을 했다. 설마 이상한 말을 꺼낸 게 아닌가 불안해진다. 
 
234 (스레주)
하나코 양의 시선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래도 노려보는 걸로 보이는 건 원래 눈매가 매섭기 때문일 것이다. 
 
"뭐 상관 없나. 내가 남은 이유인가. 그런 건 예전에 잊어버렸어. 20년이나 된 이야기니까. 뭐 잊어버릴 정도니까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었겠지."
 
아직 담배를 끊고 싶지 않았던 거 아닐까. 그렇게 자조어린 웃음을 짓는다. 
 
20년이라니. 그렇게 기나긴 시간 동안 이 곳에 있었단 말인가. 
 
"아마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한 걸 거야. 가드레일에 처박힌 기억이 나."
 
"아아, 발이 닿지 않았구나."
 
"시끄러워. 죽어."
 
분위기가 어두워서 슬쩍 농담을 던져보았으나 하나코 양은 그걸 눈치채버렸다. 
 
250 (스레주)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마. 이래뵈도 나는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넌 그 녀석 일만 생각해."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마음을 꿰뚫어보듯이 말한다. 확실히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메리 양의 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청소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린다. 깨닫지 못했지만 상당히 많이 이야기한 것 같다. 작별 인사를 하고 교실로 돌아왔다. 하나코 양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얼굴 맞대고 직접 이야기하기가 창피해서 돌아갈 때 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하나코 양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해진다. 
 
그럼 여러 가지 정보는 얻었다. 다음 번에 선물이라도 들고 가자.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화장실을 떠났다. 
 
268 (스레주)
5교시 물리는 성실하게 들었다. 도중에 수마가 덮쳐왔지만 어떻게든 이겨냈다. 6교시는 체육. 이 시기에는 여자는 배드민턴, 남자는 유도다. 남녀평등이고 나발이고 없다. 완전히 다른 종목을 실시한다. 나도 배드민턴을 하고 싶지만 그런 소원은 이루어질 리 없으니 포기하고 유도복으로 갈아입었다. 대련장으로 이동해서 준비체조를 시작한다. 
 
270 
>>268
정말로 오늘 시간표대로 적은 거 아냐?
 
273 (스레주)
모두 준비가 다 되었을 때 2명이서 짝지어 오늘 연습 과목인 밭다리 후리기를 시작했다. 평소처럼 코헤이와 짝을 지어 서로 발을 걸거나 방어하는 걸 되풀이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털썩, 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울린다. 수업이 다 끝나갈 무렵 체육 선생님이 휘슬을 불었다. 그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 공개 처형이. 수업의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검도 수업이라면 검도 부원이 물론 유도라면 유도 부원이 성적이 낮은 자와 싸운다. 이기면 단번에 평가가 오르는 일발역전제도이다. 체육 선생님이 나름대로 배려해준 거지만 도전자가 이길 확률은 극히 낮아서 거의 나가 떨어지는 점에서 통칭 공개 처형이라고 부르고 있다. 
 
체육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른다. 이번에도 또 그 제도에 선택되었다. 완전히 이 제도에 익숙해진 나는 딱히 신경쓰지도 않고 평소처럼 지러 갔다. 아프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277
설마, 이 이야기는 스레주의 실화인가. 
 
279
어이, 최근에 메리 양 안 나오잖아. 
 
285 (스레주)
대전 상대는 반의 거한, 유도부의 레귤러라고 들었다. 정사각형 한가운데 서로 마주보고 서서 시작 신호를 기다린다. 다른 반 녀석들은 완전히 관람 모드로 공개 처형을 기대하고 있다. '시작!'이라는 체육 선생님의 힘찬 신호와 함께 시합이 시작되었다. 상대의 손이 닿는 범위에 들어가면 바로 내던져질 것이다. 적당히 거리를 벌렸으나 바로 간격을 좁혀져 멱살을 붙잡힌다. 갑자기 업어치기로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던 덕분인지 상대도 균형을 잃고 나는 불안정하게 바닥에 꽂혔다. 낙법도 어중간했기 때문에 솔직히 아프다. 
 
"유효!"
 
오히려 한판이 나았다. 이대로 드러누워서 기술을 걸어버리면 내 패배인데 유도부원을 그러지 않았다. 화려하게 끝내고 싶은 모양이다. 관람하던 녀석들이 놀려댄다. 사람 마음도 모르고 놀려대긴. 그렇게 노려볼 때 시합장 구석에 덩그러니 정좌하고 있는 인영이 보였다. 
 
"메리 양?"
 
아뿔싸.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인 걸 아버지가 알면 맞아죽을 것이다. 다행히도 지금 건 유효. 시합은 계속된다. 여자애가 보고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진심으로 간다. 
 
292 (스레주) 
다시 마주 보고 신호와 동시에 시합이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시합에 집중했다. 승산은 있다. 내가 초보자인 점이 커다란 메리트다. 상대는 초보자인 나를 깔보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커다란 기술로 한판을 따려고 할 것이다. 업어치기나 한판 업어치기 정도일까. 기술을 예상할 수 있으면 움직임도 대강 예상할 수 있다. 거기를 노리는 것이다. 이것은 타이밍이 생명. 일종의 내기지만 그 둘에 걸기로 했다. 다시 유도복에 손을 닿는 범위까지 간격이 좁혀졌다. 상대편이 먼저 달려들었다. 내 옷깃에 손이 뻗어온다. 나는 옆으로 피해서 종이 한 장 차이로 그 움직임을 피했다. 유도부원에겐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 신장 차를 최대한 살렬서 상대의 품에 들어가 멱살을 잡는다. 상대의 중심이 앞으로 무너지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그대로 업어치기를 걸었다. 
 
300 (스레주)
상대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따냈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는 상대의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균형을 잃었다. 어떻게든 유도부원을바닥에 메다꽂았다. 
 
"절반!"
 
판정은 엄격했다. 아마도 상대가 일반인이었다면 한판을 따냈을 것이다. 조금 살 좀 빼라고 마음 속으로 불가능한 생각을 했다. 
 
"우오오오!"
 
단숨에 관객들이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이걸로 내 승산은 더더욱 없어졌다. 아까까지 여유로운 미소를 띠던 유도부원이 정색했기 때문이다. 유도부 레귤러의 체면을 걸고 초보자인 나에게 질 수 없는 노릇이다. 관객들은 흥분해 있었다. 물론 나도. 그리고 실질적인 승부가 결정되는 시합이 재개되었다. 
 
315 (스레주)
아까 전과 같은 작전은 이제 쓸 수 없다. 완전히 경계 태세에 들어가서 허리를 낮추고 내 형세를 살피고 있다. 자, 그럼 어떡할까. 시간을 벌면서 가까이 갔다가 멀어지는 걸 반복했다. 발을 노려서 오금잡아메치기인가 그게 아니면... 그렇게 이기기 위해서 작전을 짠다. 이것도 메리 양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메리 양 쪽을 바라본다. 여전히 구석에서 정좌하고 있다. 그런데 어쩐지 상태가 이상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정기적으로 끄덕거린다. 즉 어찌된 거냐면.
 
"자고 있네."
 
이봐, 이봐. 그건 아니잖아. 온몸의 힘이 단숨에 빠진다. 그걸 놓칠 유도부원이 아니다.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늦어서 시야가 뒤집어 졌다. 그대로 바닥에 처박힌다. '한판!'이라는 체육 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아, 역시 하는 관객들이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서 일어선다. 바닥에세 일어나지 못하는 나는 심신 모두 지쳐 있었다. 
 
326 (스레주)
모두가 시합장을 떠나갈 때 위를 보고 쓰러져 있는 나에게 체육 선생님이 다가왔다. 
 
"뭐 졌지만 꽤 좋은 공격이었다. 조금 성적을 올려주지."
 
고맙습니다. 맥빠지게 대답했다. 코헤이가 안 가냐고 물었지만 조금만 더 쉬겠다고 말하고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뒤 조용해진 시합장에서 들리는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는 아가씨를 향해 다가간다. 
 
"이봐요. 메리 양?"
 
반응이 없이 여전히 규칙저으로 숨소리를 내고 있다. 어깨에 손을 대고 흔들어보았으나 역시 반응이 없다. 어제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이 아가씨는 한 번 자면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모양이다. 좀 더 난폭하게 깨울까 하고 뺨에 손을 가져다 댔지만 그만두었다. 기분 좋게 자고 있는데 깨우면 불쌍하다. 아무래도 난 메리 양에게 무른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메리 양이 자연히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없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조금 더 이 느긋한 시간을 맛보고 싶었다. 
 
610 (스레주)
문득 깨닫고 보니 나도 잠이 든 것 같다. 메리 양이 깨는 걸 기다리는데 나마저 자버리다니 꼴사납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15분 정도 지났다. 맞다. 중요한 메리 양은 어떻게 되었나 싶어서 돌아보았다. 같은 곳에서 정좌하고 있었지만 눈이 마주쳤다. 메리 양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잠꾸러기네요?"
 
쿡쿡 웃는다. 메리 양이 먼저 일어난 것 같다. 그 말에 여러 가지로 따지고 싶었으나 그 미소를 보고 있으니 그럴 마음이 사라졌다. 슬슬 부활동이 시작되는 시작이다. 유도부원이 오기 전에 나가야 한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메리 양은 나를 깨워주지 않은 걸까. 의문이 든 채로 시합장을 나갔다. 
 
619 (스레주)
메리 양에게 교문에서 먼저 기다려달라고 한 뒤 나는 교실로 돌아왔다. 역시 옷 갈아입을 때 같이 있는 건 곤란하다. 교실 문을 열어보니 역시 다른 사람들은 다 가고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재빨리 부활동을 시작하는 녀석들이다. 뭐 당연한 걸까. 나는 옷을 다 갈아입고 땀냄세 제거 스프레이를 뿌려서 몸단장을 바로 했다. 그리고 메리 양이 기다리는 교문으로 서둘렀다. 
 
637 (스레주) 
신발을 바꿔신고 교문으로 향했다. 메리 양은 문 근처에 서서 하교하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멍하니 서있는 메리 양에게 말을 걸었다. 뒤에서 갑자기 말을 걸어서인지 아, 네! 하며 가볍게 펄쩍 뛰었다. 딱히 놀라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자전거는 집에 두고 왔기 때문에 오늘은 걸어서 가기로 했다. 나카야마 준의 사고 현장으로. 
 
669 (스레주)
사고 현장으로 향하는 도중. 학교는 어땠는지 메리 양에게 물어보았다. 학교에 가서 예전 기억은 거의 되찾은 모양이다. 친구나 클래스메이트는 평소대로 생활하고 있고 여전히 담임 선생님이 칠판에 쓰는 글자는 귀여웠다고 즐거운 듯 말했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 것은 솔직히 슬펐지만 잊힌 채 내버려둔 것보다는 낫다고 웃었다. 그런 메리 양의 이야기에 나는 맞장구 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꿋꿋이 이야기하는 메리 양은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메리 양의 말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678 (스레주)
우리 집 앞을 지날 때는 두 사람 다 침묵했다. 그리고 또 메리 양의 오른손은 내 등에 있는 옷자락을 당겼다. 사고 현장 교차점은 나와 메리 양의 집 바로 중간 정도에 있었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장소였다. 어제는 쓸데없이 혼란스럽게 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 다른 길을 사용하여 메리 양의 집까지 갔지만 원래라면 이 길로 가는 게 더 빠르다. 우리는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고 똑바로 교차점을 향했다. 
 
683 (스레주)
교차점이 보인다. 교차점이라고 해도 교통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오른쪽으로 흐르는 강에 다리가 놓여 있고 우리가 걷는 길과 교차하고 있다. 교차점 신호등 근처에 서있는 전봇대 아래에 공양물용 꽃다발이 보였다. 메리 양의 부모님이 놓고 간 것이다. 꽃은 무척 생생하여 활짝 피어있다. 자주 바꿔주고 있을 것이다. 나카야마 준이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 순간 합장할까 생각했지만 본인이 바로 옆에 있기에 나는 하지 않았다. 
 
692 (스레주)
그리고 우리는 도착했다. 나카야마 준이 메리 양으로 변한 곳으로. 메리 양의 얼굴을 보았지만 창백하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얼굴빛이 안좋았다. 바로 여기를 떠나고 싶었지만 그래서야 아무런 진척도 없다. 
 
"메리 양. 괴롭겠지만 단서가 남은 건 이곳뿐이야. 간단한 거라도 좋아. 떠오르는 거 없어?"
 
가능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네."
 
내 옷자락에서 손을 놓고 나보다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등이 떨리는 것이 보인다. 잠시 후 메리 양이 입을 열었다. 
 
703 (스레주)
"... 비 내리는 날이었어요. 전 여기에 서서 신호가 바뀌는 걸 기다렸다가 걸어나와서..."
 
실제로 메리 양은 횡단보도 한가운데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메리 양은 말을 이었다. 
 
"그랬더니... 왼쪽에서 하얀, 아마도 스포츠카... 들이박아서... 그걸로... 정신 차리고 보니 전 쓰러져 있었어요."
 
메리 양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래도 아프지는 않았어요. 그저... 땅이 차가웠을 뿐. 시야가 새빨갰어요. 멈춰진 차 너머로 사람이 내려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밑에서 신발이 보였어요. 그리고, 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그래서."
 
메리 양이 쓰러지듯이 쭈그려 앉았다.
 
"메리 양?"
 
나는 메리 양의 곁으로 다가왔다. 
 
719 (스레주)
"나는 치여서 날아간 게 아니야... 나를... 나를! 제방 아래에 있는 강으로!"
 
메리 양의 눈에서 눈물이 넘친다. 나는, 이제 괜찮다며 손을 굳세게 잡았다. 일단 도보 한가운데는 위험하기 때문에 메리 양을 업고 이곳에서 떠나기로 했다. 등뒤에서 메리 양이 계속 울고 있다. 거의 무게는 없었다. 메리 양을 이렇게 만든 녀석은 차로 들이박은 것뿐만이 아니다. 제방 아래로 떨어뜨린 것이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메리 양에게 얻은 정보를 정리했다. 하얀 스포츠카. 신발. 이것만으로는 단서가 되지 못한다. 이어서 나는 머릿속에서 사고를 재현해보았다. 비 내리는 날, 왼쪽에서부터 하얀 자동차. 그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755 (스레주)
마음을 진정시키고 집중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메리 양은 하얀 차 쪽에서 봐서 오른쪽으로 치여 날아갔다. 그렇다면 상황이 이상해진다. 메리 양은 '차 너머로 사람이 내려서 밑에서 신발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상상하면 알 수 있지만 운전석은 보통 오른쪽(* 일본 차량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음)이다. 차 너머로 내릴 리 없다. 그렇다면 운전석은 왼쪽에 있다. 즉 외제차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얀 외제차 스포츠카라면 이러 시골에서 타고 있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다. 범인을 색출할 커다란 단서를 발견했다. 기다려라. 이 빌어먹을 자식아. 
 
55 (스레주)
일단 지금은 메리 양을 위로하는 게 최우선이다. 나는 메리 양을 업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리고 우리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현관 화분 아래에서 열쇠를 꺼내어 문을 연다. 그대로 2층에 있는 내 방으로 올라가 메리 양을 침대에 눕혔다. 베개를 끌어안고 떨고 있는 메리 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에도 그랬지만 메리 양의 머리는 무척 품위있고 가늘어서 비단 같았다. 지쳤는지 결국 메리 양은 잠들고 말았다. 
 
59 (스레주)
이불을 꺼내서 메리 양에게 덮어주었다. 경솔하게 자기 침대에 여자애가 자고 있다는 상황에 두근거렸지만 뺨을 때리고 사념을 떨쳐버린다. 마루에 앉아서 책상을 바라보고 지금부터 해야할 일을 생각한다. 중요한 단서는 찾았으나 어떻게 찾으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그 교차점은 기본적으로 마을 사람들만 사용하기 때문에 현외에서 온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고를 낸 차량이 태연히 마을 안을 돌아다닐 리가 없다. 숨기거나 처리할 것이다. 
 
69 (스레주) 
나에게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있다면 어쩌면 조사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나 나는 컴퓨터고 뭐고 가지고 있지 않다. 특별히 이걸 잘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는 내가 결론을 내린 것은 이거였다. 재빨리 나는 준비하도록 했다. 
 
"뭘... 하고 계세요?"
 
메리 양이 열심히 작업하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고전적이긴 해도 이것밖에 생각 안 나서 말이야."
 
나는 만들다 말았지만 메리 양에게 그걸 보여주었다. 
 
72 (스레주) 
4월 26일, 0시 서족지구 교차점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망사고의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목격한 차량의 특징은 하얀 스포츠카, 외제차입니다. 무언가 알고 계시거나 보신 분은 아래의 전화번호로 연락해주시길 바랍니다. 
 
xxxx-xx-xxxx
 
이렇게 적혀 있는 A5 종이. 중심에는 잘 보이도록 교차점 그림. 내가 고민한 결과 떠올린 건 전단지를 돌리는 것이었다. 
 
"저를 위해서... 그, 그래도 정말로 이걸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가요?"
 
76 (스레주)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전화가 걸려오면 오히려 행운일 것이다. 본래의 목적은 범인에게 미끼를 던지는 것. 정말로 하얀 스포츠 외제카라면 이만큼 범인에게 압박을 걸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불안해하며 꼬리를 드러내는 걸 기다린다. 하지만 이것도 내기에 가깝다. 하얀 외제차가 아니라면 반대로 범인에게 아직 안 잡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줄지도 모른다. 어설프게 행동했다간 수사 방해로 경찰에게 제재를 받을지 모른다. 부담은 크지만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었다. 
 
215 (스레주)
다 만든 전단지를 복사하기 위해서 1층으로 내려간다. 어머니의 서재에 있는 복사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출판사에 일하는 어머니는 바쁘신 분으로 가끔씩 나에게도 일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 기계치인 나도 복사하는 건 배웠다. 일단 200장을 설정하니 줄줄 나온다. 중대한 사명을 맡은 전단지를 잠시 바라보았다. 인쇄가 끝나고 다 나온 전단지를 들어올리니 매우 무거웠다. 
 
223 (스레주)
2층으로 돌아오니 메리 양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일단 책상 정면에 앉아서 왜 저러고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메리 양이 물어왔다. 
 
"저기... 제가 침대에서 자고 있을 때 뭐라고 해야하나... 뭔가 했나요?"
 
조금 메리 양의 얼굴이 빨갛다. 덩달아 나도 얼굴이 붉어진다. 
 
"아, 아무것도 안 했어. 정말로."
 
"그런가요."
 
왠지 기대를 배신당한 것 같은 아이처럼 반응한다. 뭐야, 이 반응.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건가? 가끔씩 메리 양이 이상해질 때가 있으나 이번에는 좀 심각하다. 
 
227 
>>223
유령에게 뭘 하라는 거냐고. 
 
229 
무 엇 을 할 수 있 냐 고 요 
 
뭐 꿈이 펼쳐져 있어서 보기 좋네. 
 
242 (스레주)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설마 뭔가 해도 괜찮았던 건가. 충동적으로 타임머신이 갖고 싶어졌다. 둘 다 대화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 짤깍짤깍 시계 바늘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다. 그때 다행인지 불운인지 철컥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러 가지 하고 있는 상황에 부모님이 돌아올 시간이 된 것 같다. 
 
"아, 어머니가 돌아온 모양이네요. 오,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는 게 낫겠네요."
 
"그, 그렇네. 그럼 내일 봐."
 
허둥지둥 메리 양이 창문에서 나갔다. 후우... 한숨이 나왔다. 
 
244 (스레주)
내일은 아마도 전단지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다 소비할 것 같다. 아니, 내가 생각한 거지만 200장을 전부 붙일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것밖에 없다. 내일은 바빠질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욕탕에 들어가서 남은 일과를 보낸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침대에 들어갔다가 이 침대에 메리 양이 잤다는 걸 떠올렸다. 착각인지 좋은 냄새가 나서 두근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제한시간은 11일. 
 
258
>>1
메리 양에게 질문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했는데 승낙해줄 것 같나요?
 
260 (스레주)
>>258
메리 : 몰라. 
 
285 (스레주)
평소처럼 잠에서 깼다. 얼굴을 씻고 차려진 아침 식사를 먹고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자전거로 등교하기로 마음 먹어서 빨리 집을 나오기로 했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워 여름이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그때 등뒤에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마치 머리를 감을 때 갑자기 뒤가 신경쓰이는 것처럼. 돌아보니 역시 메리 양이 타고 있었다. 
 
"얍!"
 
메리 양이 과장된 몸동작과 함께 놀라게 한다. 
 
"안녕."
 
"앗, 안녕하세요."
 
똑같은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 메리 양은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나도 더 이상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순 없는 노릇이다. 
 
302 (스레주)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바구니에서 평소보다 무거운 가방을 들어올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 앞에서 메리 양과 헤어졌다. 또 하나코 양이 있는 곳으로 간 것 같다. 나중에 봐요, 라고 말하고 메리 양은 가버렸다. 교실에 들어가니 드물게 코헤이가 먼저 와있었다. 
 
"안녕."
 
"여. 안녕. 오늘은 버스에 없었던데."
 
뭐, 그렇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응? 너 바빠보인다? 얼굴에 피로가 묻어나는데?"
 
역시 오래 어울린 사이인가. 코페이는 눈치챈 것 같다. 
 
307 (스레주)
"좀 성가신 일이 있어서 말이지."
 
유령과 함께 뺑소니범을 찾는다고 말 못한다. 말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흠. 성가신 일인가. 내가 도와줄 일 없어? 너에게는 여러 가지 빚이 있으니까 만약 도와줄 게 있다면 기꺼이 나서도록 하지."
 
빚이라는 건 코헤이가 좋아하는 여자애를 소개시켜 준 것이다. 둘이 사귀기 시작한 뒤로 왠지 빚을 갚겠다고 여러 가지 도와주게 되었다. 의리가 있는 녀석이다. 
 
302 (스레주)
나는 망설였지만 조력자가 필요했다. 코헤이라면 신뢰할 수 있다고 믿고 사정을 털어놓기로 했다. 
 
"호오. 반한 여자가 뺑소니 당하다니. 슬프겠군.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되지?"
 
나는 가방에서 어제 복사한 200장의 절반을 코헤이에게 주었다. 
 
"이걸 마을 안에 붙여주었으면 좋겠어."
 
"알았어. 이런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코헤이는 흔쾌히 승낙했다. 100장이라면 오늘 안으로 어떻게든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사정을 털어놓아서 다행이다. 고맙다고 말했을 때 교실에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328 (스레주) 
나는 담임 선생님은 좋아하지 않지만 조회시간이 짧은 건 정말로 좋다. 평소처럼 빨리 끝났다. 화장실에 가볼까 생각했지만 아마도 지금은 하나코 양과 메리 양이 잡담 중일 것이다. 그 사이를 끼어들 용기는 없다.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때 코헤이가 잠깐 화장실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하다. 코헤이. 하나코 양뿐만 아니라 메리 양에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는 박정한 사람일까. 
 
441 (스레주)
지루한 시간을 4교시나 버티고 겨우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메리 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하나코 양과 이야기하고 있는 건가. 일단 점심식사를 하려고 카레빵을 베어물었다. 정말로 요즘은 메리 양 생각밖에 하지 않는 것 같다. 다 먹고 난 다음 껌 하나를 씹고 냄새를 제거했다.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446 (스레주)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지정석인 양동이 위에 앉아서 담배를 피는 하나코 양이 보였다. 
 
"메리라면 없어."
 
마음을 읽은 것처럼 평소처럼 소리없이 웃으며 내가 묻기 전에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내가 단순한 건가. 좀 분하다. 
 
"너, 메리 좋아하지?"
 
히죽거리면서 악동처럼 물어본다. 
 
453 (스레주)
"뭐?"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나는 당황했다. 메리 양은 확실히 귀엽고 성격도 나쁘지 않다. 나는 메리 양을 좋아하는 건가. 
 
"...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야."
 
그렇다. 그러니까 범인을 찾아낼 것이다. 메리 양이 이루지 못한 일을 대신 이루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당연하고 당연한 일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메리 양은 사라져버린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새삼스럽게 생각하니 나는 무척 가슴이 아파졌다. 
 
570 (스레주)
처음에는 히죽거리던 하나코 양도 내 진지한 얼굴을 보고 평소의 찌푸린 얼굴로 돌아왔다. 
 
"이거야 원. 정말로 유치하군."
 
하나코 양이 말했다. 휴대용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끈다. 이 곳에 있어도 하나코 양에게 놀림 받을 뿐이다. 메리 양을 찾아나설까 생각했지만 왠지 자신이 스토커가 된 기분이라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어중간한 점심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기로 했다. 
 
577 (스레주)
도서관 문이 열려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코헤이에게 말을 걸려고 했으나 왠지 책을 읽고 있었기에 방해하기 미안하여 그만두었다. 나도, 책이라고 읽자고 문고본 코너로 갔다. 흥미를 끄는 제목이 적힌 책을 꺼내어 말머리글을 읽고 다시 돌려놓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을 때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내용은 소꿉친구인 여자애가 유령이 보이게 되어 조금씩 일상에서 멀어져 간다는 내용이었다. 
 
580 (스레주) 
유령, 이라는 단어에 반응한 나는 자리에 앉아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꽤 재미있어서 시간 지나는 것도 모르고 열중했다. 청소 시간이 가까워져 왔기에 빌리기로 했다. 빌릴 때 코헤이가 네가 책을 빌리는 날이 있다니 운운하는 소리를 했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빌린 책을 교실에 두고 청소 장소로 향했다. 
 
581 (스레주)
화장실에 들어가니 하나코 양과 메리 양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메리 양이 이쪽을 보고 가볍게 목례를 한다. 반면 하나코 양은 또 왔냐고 불쾌한 눈으로 날르 바라본다. 내가 다가가니 기다리라며 하나코 양이 나를 세웠다. 
 
"너, 여기 당번이 되고 나서부터 청소 안 했지. 내 직장이라고. 조금은 깨끗하게 해."
 
왠지 열받지만 말은 옳았고 그게 내 역할이었다. 나는 덱 브러시로 마루를 닦았다. 메리 양과 하나코 양은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완전히 관심 밖이다. 좀 외로웠다. 
 
608 (스레주)
결국 청소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못하고 청소만 하게 되었다. 이것도 하나코 양의 계략인가. 메리 양은 다시 방과후에 만나자고 말하고 화장실을 나갔다. 남은 2교시 힘내자. 그렇게 결심했지만 수업이 시작하니 너무 지겨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던 것이 떠올라서 그 책을 읽기로 했다. 이 주인공은 일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소꿉친구를 어떻게 구할까. 두근거리면서 6교시 끝날 때까지 계속 읽었다. 
 
718 (스레주)
수업이 끝나고 종이 울린다. 모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중에 코헤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나는 서쪽 지구에 붙일 테니, 코헤이는 동쪽 지구를 부탁해. 걸어가도 괜찮아?"
 
"여차하면 가족에게 부탁하면 돼."
 
고맙다고 말하고 나는 먼저 교문을 나갔다.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가지러 가니 메리 양이 이미 뒤에 걸터 앉아 있었다. 
 
721 (스레주)
메리 양은 나를 발견하더니 뒤에서 펄쩍 내려왔다. 딱히 타고 있어도 상관 없다고 말하면서 나는 자물쇠를 풀었다. 현관까지 자전거를 몰고가서 거기서 자전거에 올라탄다. 메리 양이 뒤에 타자 존재감은 있는데 역시 무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물질이 있는데 대체 어떻게 된 구조인지 생각해보았으나 지금 와서 신경 써봤자 끝이 없다고 생각하여 포기했다. 그리고 나는 서쪽 지구로 자전거를 몰았다. 100장의 전단지를 갖고.
 
728 (스레주)
"오늘 중에 200장 붙일 수 있나요?"
 
메리 양이 뒤에서 묻는다. 나는 페달을 밟으면서 대답했다. 
 
"우리 반에 코헤이라는 녀석이 있는데 100장을 붙여주기로 했어."
 
"코헤이... 씨인가요."
 
그러고 보니 메리 양은 코헤이와 만난 적이 없는 건가. 얼굴은 봤을지도 모르지만 이름과 얼굴을 일치시키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나는 코헤이와 있었던 일들을 조금 시작하기로 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처음에는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샌가 사이가 좋아졌다. 꽤 정의감이 강한 녀석으로 뭐든지 협력해준다. 코헤이가 케이크 가게를 진압한 이야기를 하니 메리 양이 쿡쿡 웃었다. 
 
"재미있는 분이시군요. 게다가 착하신 분이에요."
 
"응. 좋은 녀석이야."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서쪽 지구에 도착했다. 
 
731 (스레주)
슬슬 붙여볼까하고 자전거에서 내린다. 가방에서 한 장 꺼내어 집에서 들고 온 테이프를 붙인다. 일단 마을 게시판에 붙이기로 했다. 테이프로 네 귀퉁이를 붙인다. 다음은 전봇대 광고지 위에다가 붙였다. 이 한 장, 한 장이 범인의 단서이며 우리의 희망이다. 붙이는 것보다 붙일 곳을 찾으러 돌아다니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다행이다. 200장이라면 붙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60장을 붙인 시점에서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나도 지쳤으나 옆에서 메리 양이 면목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태연한 척 했다. 
 
751 (스레주)
"어째서 절 위해서 그렇게까지 힘써주는 건가요?"
 
고개를 숙이고 있던 메리 양이 고개를 들며 그렇게 물었다. 여유로운 척 하려고 했는데 지친 기색이 들어난 건가. 나는 손을 멈추지 않고 붙이면서 대답했다. 
 
"모르겠어."
 
"모르겠다고요?"
 
깨닫고 보면 지금도 이렇게 메리 양을 도와주고 있다. 도와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코 양이 말한대로 메리 양을 좋아하게 된 걸까. 정말로 모를 일이다.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도와줄게."
 
나는 말을 끝냈다. 
 
"정말로... 이상한 분이시네요."
 
뒤에서 말하는 메리 양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처럼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장을 다 붙였을 때는 이미 주위는 어두컴컴했다. 시계를 보니 8시였다. 
 
753 (스레주)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뒤에 타고 잇던 메리 양은 내 허리에 손을 둘렀다. 대화는 없었지만 어색하지는 않았다. 침묵이 기분 좋다. 그런 분위기에 젖어서 정신 차리고 보니 집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메리 양에게 바래다줘도 되냐고 물었으나 괜찮다고 미소 지으며 말하기에 여기서 헤어지기로 했다. 그럼 내일 또 보자. 그렇게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756 (스레주)
집에 들어가니 부엌 테이블 위에 랩으로 싸인 저녁식사가 놓여 있었다. 어머니는 이미 자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지쳐서 돌아와도 저녁 준비는 꼭 하시는 어머니.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며 저녁을 먹었다. 식기를 씻고 제자리에 돌려놓은 뒤 내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 도착하자 휴대전화가 울린다. 확인해보니 코헤이에게 문자가 온 것이었다. 
 
[부탁한 100장, 확실히 붙였다. \(^o^)/]
 
이모티콘이 조금 짜증났지만 솔직하게 고맙다고 답장을 보냈다. 오늘은 솔직히 일주일 가운데 가장 지쳤다. 욕탕에 들어가고 빨리 자기로 했다. 전단지로 뭔가 소득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바라며 11일 밤을 보냈다. 
 
남은 10일.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원본 : http://minnanohimatubushi.2chblog.jp/archives/15326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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