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 다크모드
 | 로그인유지
전아사(餞迓詞) : 신석정 시
크리스 | L:57/A:444 | LV157 | Exp.82%
2,606/3,150
| 0-0 | 2019-08-30 07:42:58 | 89 |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전아사(餞迓詞) : 신석정 시

포옹할 꽃 한 송이 없는 세월을

얼룩진 역사의 찢긴 자락에 매달려

그대로 소스라쳐 통곡하기에는 머언 먼 가슴 아래 깊은 계단에

도사린 나의 젊음이 스스로워 멈춰 선다. //

 

좌표없는 대낮이 밤보다 어둔 속을

어디서 음악같은 가녀린 소리

철그른 가을비가 스쳐가며 흐느끼는 소리

조국의 아득한 햇무리를 타고 오는 소리

또는 목마르게 그리운 너의 목소리 //

 

그런 메아리 속에 나를 물어도 보지만

연이어 달려 오는 인자한 얼굴이 있어

너그럽고 부드러운 웃음을 머금고

두 손 벌려 차가운 가슴을 어루만지다간

핏발 선 그 한 눈망울로 하여

다시 나를 질책(叱責)함은

아아 어언 지혜의 빛나심이뇨. //

 

당신의 거룩한 목소리가

내 귓전에 있는 한

귓전에서 파도처럼 멀리 부서지는 한

이웃할 별도 가고 소리 없이 가고

어둠이 황하처럼 범람할지라도 좋다. //

 

얼룩진 역사에 만가(輓歌)를 보내고 참한

소리와 새벽을 잉태한 함성으로

다시 억만 별을 불러 사탄의 가슴에 창()을 겨누리라.

새벽의 종이 울릴 때까지 창을 겨누리라. //

 

* 감상 : 올바른 참여의 방향 설정도 없이 허울 좋은 얄팍한 시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 퇴영과 안일과 무책임한 순응과 타협으로 전전하는 역사의 齒車(치차-톱니바퀴)를 붙들고 늘어져 역행을 일삼기 전에 순수를 찾고 수호하자면 이에 따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순수를 가로막는 얼룩진 역사에 하루빨리 만가(상여가)를 보내야하고 혹시 사탄이 막거들 랑 그 가슴에 창을 겨누는 의지로써만 참으로 행복한 인류 사회는 건설될 것이다. 일제의 강점에서 민주주의가 찾아낸 조국에 다시 부조리의 좀이 슬거나 말거나 어둠이 범람하거나 말거나 화조월석(花朝月夕)에 파묻혀 잠꼬대만 할 수 없다

* 주제 : 새 역사에 대한 염원과 의지 (밝은 미래에 대한 염원과 의지)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찾추가 규칙 숨덕설정 글15/댓글2
[시 문학] 발들이 웃으면 지구가 웃는다- 유봉희
루팡 | 2019-08-30 [ 104 / 0-0 ]
[시 문학] 지구는 만원이다 - 김영천
루팡 | 2019-08-30 [ 104 / 0-0 ]
[시 문학] 절정(絶頂) : 이육사 시
크리스 | 2019-08-30 [ 124 / 0-0 ]
[시 문학] 전아사(餞迓詞) : 신석정 시
크리스 | 2019-08-30 [ 89 / 0-0 ]
[시 문학]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시
크리스 | 2019-08-30 [ 153 / 0-0 ]
[시 문학] 생명의 소리 - 김영천
루팡 | 2019-08-29 [ 136 / 0-0 ]
[시 문학] 생명은 - 요시노 히로시
루팡 | 2019-08-29 [ 248 / 0-0 ]
[시 문학] 생명의 아픔 - 박경리
루팡 | 2019-08-29 [ 90 / 0-0 ]
[창작] 자연 박재삼
크리스 | 2019-08-29 [ 172 / 0-0 ]
[시 문학] 자야곡(子夜曲) : 이육사 시
크리스 | 2019-08-29 [ 78 / 0-0 ]
[시 문학] 오렌지 : 신동집 시
크리스 | 2019-08-29 [ 167 / 0-0 ]
[시 문학] 큰 노래 - 이성선
에리리 | 2019-08-29 [ 133 / 0-0 ]
[시 문학] 서울길 - 김지하
에리리 | 2019-08-29 [ 107 / 0-0 ]
[시 문학] 그릇 - 오세영
에리리 | 2019-08-29 [ 140 / 0-0 ]
[시 문학] 울음이 타는 강(江) : 박재삼(朴在森) 시
크리스 | 2019-08-28 [ 145 / 0-0 ]
[시 문학] 빠알간 망사주머니 속에서-강은교
루팡 | 2019-08-28 [ 159 / 0-0 ]
[시 문학] 도마 위, 저녁노을 - 강은교
루팡 | 2019-08-28 [ 131 / 0-0 ]
[시 문학] TV를 켜면-강은교
루팡 | 2019-08-28 [ 149 / 0-0 ]
[시 문학] 울릉도(鬱陵島) : 유치환 시
크리스 | 2019-08-28 [ 133 / 0-0 ]
[시 문학]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시
크리스 | 2019-08-28 [ 215 / 0-0 ]
      
<<
<
331
332
333
334
335
>
>>
enFree
공지/이벤 | 다크모드 | 건의사항 | 이미지신고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PC버전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