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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조심 | L:0/A:0 | LV4 | Ex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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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 2012-11-05 12:11:31 | 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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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간담이 서늘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피라니 생뚱맞기도 유분수지만, 피라는 단어는 그만큼 내게서는 두려움의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그래도 이 상황이 비정상처럼 느껴질지라도, 적어도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은 있다. 그만큼 나는 단 기간에 허물없이 상대방을 신뢰해버렸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이성이 배제된 본성적인 신뢰라는 것은, 이성을 거부하게 만든다.

 

“ 그니까.. 이부근의 주머니가.. 이거 주머니 없는 옷 아냐 ? ”

 

분명히, 방금전 시에리아가 자신의 태엽시계를 찾을 때 주머니의 위치는 찾지도 못하고 오히려 몸안쪽을 뒤졌던 기억이 있다. 혹시 나한테 몸속을 뒤지라는 말일리도 없고, 아니 하라고 한다면 나는 굳이 말한다면 거절이라고 대답할거다. 실루엣을 딱봐도 속옷이 없어보이는데, 그런 알몸을 뒤지라니. 난센스도 아니고, 러브코미디의 한 장면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 으으으.. ”

 

그렇지만, 이미 시에리아는 쓰러진 상태. 뭘 묻는다고 해도 방금과같은 신음만 들려올 것 같았기에, 나는 포기했다. 물론 몸을 뒤진다는 결론으로 치닫은 것은 아니다. 방금전의 짧은 난투 때문에 집안은 조금 난잡한 느낌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우선 시에리아를 들어 소파위에 눕혔다. 부스스하게 퍼진 금발을 곱게 정돈하고, 옷가지를 바르게 펴준다음에 방으로 들어갔다.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는다. 사실 타인의 집에 갔을 때 나는 타인 본연의 냄새라는 것은, 내 방에서 느껴지진 않아.. 라고 해봤자, 자신의 냄새다 자신이 인식하고 생활할만큼 생소한 냄새가 아니고, 언제나 몸 주위에 만연해진 그런냄새라는 거다. 공기와도 같은 존재, 내겐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 이 안에서 어색할정도로 정돈된 책상의 서랍에서 통장 사이에 꼽힌 카드를 한 장 꺼냈다.

햇빛을 받아 주제에 맞지 않게 영롱한 빛을 내는 카드, 유품.. 이라고 하면 어색한 느낌이 느껴지지만 그런 엇비슷한 물건이다. 아버지가 생전에 모아 주셨던 돈, 지금 내게는 핏줄이나 다름없는 돈들.

처음 보는 시에리아를 위해 낭비할 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고민은 생각보다 짧다.

 

 

“ 으으.. ”

 

여전히 시에리아는 신음했지만,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내 느낌으로는 그저 잠꼬대와 비슷한 수준이랄까, 그 이하가 될망정 그 이상은 아니다. 육회를 산다는건가. 가까운 마트는 그리 멀지 않지만, 등교시간은 아슬아슬 하다.

 

‘ 조금 달리면 괜찮을지도 모르려나.. 아니 애초 가방을 두고 왔으니까 적당한 변명이면 상관없지만 서도 ‘

 

역시 거슬리는게 있는 모양, 마음은 편해지지 못했다.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 위 진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는 그이기에, 아침마다 엎드린 나를 건드리는건 진이 밖에없을 것이다. 최근에 한명 늘었지만 아직 친구라고 언급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 물론 내쪽에서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 신경은 쓰지 않는다.

 

‘ 하아.. 뭐라고 해야할까. ’

 

문을 열고 나온 밖은, 아침의 생기가 감도는 세상이였다. 약간 차가운 바람. 조용한 아침에서만 들리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 그리고 천천히 나오기 시작한 후에 러시아워를 이룰 자동차의 무리.

어두운색으로 칙칙한 이 빌라와는 달리 극과극의 세상은 펼쳐져 있었다. 엘리베이터보단 계단을 선호한다. 이 빌라의 주민과 마주쳐봤자, 이웃간의 정이란게 느껴지지도 않아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인사를 안하는것도 애매하고, 어중간의 어중간을 겹겹이 쌓아논 그런 느낌,그런 느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빌라에서 나와 앞에 있는 상가를 쳐다본다. 체감상 15분 전쯤에 저곳에서 나는 시간이 멈추는 것을 경험했다. 다시 시간이 돌아가는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 경험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였다.

 

길을 걸으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는 기분을 느꼇다. 사실, 세중고라고 불리는 내가 다니는 학교는, 거짓말도 과장도 아니고 실제로 경쟁률을 200:1 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일궈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차차 설명해주겠지만. 성적은 전혀 관련이 없을뿐더러, 매우 자유로운 교풍은, 누구나도 지원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

 

5분쯤 걸었을때, 대형마트라고 하기에도 약간 적은 느낌이 적잖아 있는 마트에 들어섰다. 대형마트라고 불리기 부족하다는 느낌은 크기뿐만 아니라, 개장하는 시간이다. 현재시각 7시 30분. 보통 대형마트라고 한다면 10시에 개장하는게 보통. 그 보통이라는게 없는만큼어색함이 부과되는 것이다.

 

마트에 가면 어디에라도 있는 노란색 바구니를 들고 육류 코너로 걸어간다. 직원은 아직인듯, 막 개장한 참의 마트에서는 그저 고기만 준비되어 있었다. 조금 곤란한느낌, 육회가 어디있는지 물을수가 없었다.

설상가상 다른 육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준비되어있는건 냉동육의 수준. 피라는 것을 얻을수가 없는 조건이다.

아니 애초, 육회라고 할지라도 피를 얻을수는 있는건가 ?

 

" 하아.. "

 

무심코 한숨을 크게 내쉬어 버렸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이 막막하게 몰려온다.

우선 내가 선택한 방법은, 집으로 돌아간다. 그 때의 결론을 낼때는 한치에 고민도 없는것이.

마치 습관같은 느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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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라고말한다면.

 

일상  +   타임루프 입니다.

 

시간상 분량이 오늘도 적네요, 아 - 목요일은 굉장한 분량이 올라올거에요. 쉬는날이니까

 

수험생분들은 수능 파이팅.

 

읽기가 불편하고 눈아파서 글씨체를 약간 바꿔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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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Ierator [L:2/A:178] 2012-11-05 12:55:05
음... 전에 올리신 글을 보았지만... 이상한점은 전혀 없는것같은데요 ;; 오히려 너무 잘쓰심..
아마, 손조심님 수준이 너무 높으셔서 자신의 글을 볼때마다 여기저기 부족(?)하게 느껴지시는 것 뿐일꺼에요 ㅋㅋ
독자들은 읽을때 굉장히 편하게 읽는답니다 ~!!
그리고 자신의 쓴 글은 왠지모르게 부족하게 보이는게 있거든요 ㅋㅋㅋ 저도 한동안 그거때문에 트라우마가 걸릴뻔한 적도 있었구..OTL........................................... 지금은 걍 무시.. 랄까, 좋은 건지 모르겠네요 그 행동이..
아무튼 전 정말로 재밌게 봤어요.. 묘사서부터 필력까지 모두 최고!
손조심 2012-11-05 15:07:17
@AcceIerator
감사핮니다 ㅎㅎ
종이 [L:23/A:416] 2012-11-05 18:41:03
타임루프라는 건 하면 재밌을 듯 한데 심슨처럼 모기하나 죽였다고 이상하게 바뀌면ㅋㅋ
손조심 2012-11-05 20:37:42
@종이
심슨의 패기 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 그런 스토리도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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