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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믄 니는 하지 마라. -15
삼철 | L:32/A:96 | LV7 | Ex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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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2-10-09 18:32:51 | 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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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박 타박


 잠시나마 희망을 맛본 유태현을 질책 하려는 듯 그 놈의 발소리가 중앙 계단에서 옅고 차갑게 울려온다. 한걸음... 두걸음...  텅빈 어두운 복도를 메우는 발소리가 유태현의 심박수에 곱해지는듯, 유태현의 심장은 발소리에 맞춰서 빨라지고 살짝 미소가 걸렸던 입꼬리는 솔직하게도 두려움에 질려 슬슬 떨었다. 공포 때문일까 이상하게 자멸감 비슷한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마치 카멜레온 앞의 귀뛰라미 목숨같은 느낌? 아무리 뛰어도 저 놈한테는 붙잡힐것 같다는 쫄깃한 절망감이 다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았지만 중앙 현관쪽으로 뛰면 경비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할수 있다는 희망으로 유태현은 몸을 살짝 틀고서 뒷꿈치를 들고 조심스럽게 우측 계단쪽으로 뛰었다. 순간 중학교나 고등학교떄 친구의 실내화나 물건을 가지고 달아나는 그런 추억이 생각난 자신이 우스워졌다. 그 때는 친구가 술래였다면 지금은 살인자가 술래인가 스케일이 달라진 추격전에 몸서리를 쳤다. 강의실 후문에서 우측 계단 까지 거리는 사십 걸음정도, 죽을힘을 다해 최소한 소리를 죽여서 힘껏 뛰었다.


 "훅..훅..."


 숨쉬는 것도 그 놈에게 들킬 것 같아서 숨도 제대로 몰아쉬지 못하겠다. 마악 복도의 끝에 도착해서 그러니까 우측 계단에 도착해서 1층으로 허겁 지겁 계단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탁탁탁 내려가는 소리가 무척이나 다급하게 들렸다. 2층 계단 중간쯤 내려갔을까 민감해진 감각이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슬쩍계단 손잡이 사이로 옆을 내려봤더니, 비상등이 비추는 불빛 아래로 보라빛 두 눈이 유태현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붉은 피로 떡칠해져 있는 소녀였다. 분명 반지하 강의실 안에서 죽었었던 그 여자가 보란듯이 뻔히 살아서 보라색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1층 계단 쪽어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여자 뒤쪽으로 보이는 붉은 발자국들이 악몽이라기에는 지독하게 생생하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유태현은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 왜, 왜 살아있는 건데!!"


 유태현은 정신이 반쯤 나가서 누구에게 하는 소리인지도 모를 말을 지껄이며 다시 2층으로 뛰었지만 그의 도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안녕"


 퍽


 다시 2층에 다다르자 산뜻한 인삿말과는 다르게 발길질이 계단을 오르던 유태현의 가슴팍에 꽂히고 유태현은 그대로 뒤로 나자빠져서 계단을 굴러떨어지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머리통 안깨진게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유태현은 쥐어짜는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황급히 2층 계단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까 반지하 강의실에서 본 그 남자였다.


 "안녕하지 못한가?"


 1층계단 쪽에서는 시체가 빤히 쳐다보며 서있고 있고 2층계단에는 아까 그 살인자가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채로 의욕없이 인사를 건낸다. 믿고싶지 않은 콤비에 의한 체크메이트라고 해야하나 그 놈은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유태현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난 간단한게 좋으니까 서로 힘들게 하지 말자"


 이대로 당하고 싶지는 않아 저 살인자에게 걸리면 저 여자와 똑같은 꼴을 당하겠지 그건 싫어 1층으로 도망치자 계단은 폭이 넓으니까 재빨리 통과하면 지나갈수 있을것 같다. 왼쪽으로 통과할까 오른쪽으로 통과할까? 보통 사람은 오른손 잡이니까 왼쪽으로 도망치는게 더 통과할 확률이 더 높겠지? 아니 좀비는 다른가? 게임처럼 좀비가 무진장 빠르고 강하면 어떻하지? 통과하는 순간 그대로 팔을 잡아채서 뽑아버리고 뒹굴고 있는 나를 잡아서 머리부터 잘근잘근 떡처럼 씹어먹혀버리면 난 내일 아침 기사에 대문짝 만하게 실리는건가


 "그렇게 얼어있을 필요는 없어"


 그건 싫잖아 시체로 신문에 실리고 싶지는 않아 이판사판이다.


 "으아아아 비켜"


 유태현은 등에서 욱신거리는 고통도 잊은채 1층 계단쪽으로 내달리면서 여차하면 계단 손잡이를 뛰어넘을 생각으로 손잡이 쪽에 딱 붙어서 달리기 시작했다. 안되는걸 하면서도 희망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예의 당신이 하는 그 도박같은 게임에서도 확률이 낮은곳에 걸면서 '에이 안되는데 그냥 해본거야'라고 생각 하면서도 '혹시 내가 될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하지는 않은가?


 "서로 힘들게 하지 말자니까"


 여자의 옆을 슥하고 통과한다.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뛰었는지 여자의 긴 흑발이 잔바람에 날려 살랑거리며 살짝 흩날린다. 예상외로 여자는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았고... 그리고 그렇게 하는 도박의 대다수는 실패의 쓴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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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Ierator [L:2/A:178] 2012-10-09 20:46:14
오오.. 오컬트? 호러물?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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