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오전수업이다!!
그래서 초능력 연구의 명문학교 토키와다이 중학교의 에이스인 미사카 미코토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전.
미코토는 여기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토키와다이 중학교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왜 이리로 되돌아왔느냐 하면, 지금이 학원도시 최대의 축제 "일단람제'의 준비기간이기 때문이다.
학교 견학이나 오픈 캠퍼스도 겸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최대 규모의 운동회 '대패성제'처럼 외부에 열려 있지는 않지만…, 반면 '진학'이라는
말에 민감한 명문 학교일수록 많은 견학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당연히 '대패성제' 때에는 개방되지 않았던 토키와다이 중학교도 이 '일단람제' 때에만은 부분적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미코토도 느긋하게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미코토는 철판 위에 담겨 있는 커다란 햄버거를 한 입 크기로 잘게 자르면서 ,
'뭐야, 이 패밀리 레스토랑은. 우연히 오늘 처음 들어왔는데, 여기는 가슴 큰 여자들의 왕국인가…?'
이미 분함을 뛰어넘어 어이없다는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들이 이용하는 가게인지, 긴 검은 머리카락에 짱구 머리인 글래머 세일러복(과 그 맞은 편에 앉아 있는,
별로 가슴도 크지 않은 무녀 옷차림이 어울릴 것 같은 여자)에, 그 학교의 교사인지 녹색 체육복을 입은, 정말이지 바보처럼 폭발적인 가슴을 가진
체육교사.게다가 저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안경을 쓰고 가슴이 큰… 입체영상? 능력을 이용한 새로운 바람잡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서
저렇게까지 가슴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응? 잠깐. 거의 전원에게 이렇게나 알기 쉬운 신체적 특징이 있다는 건 어쩌면…, 이 가게의 음식에는 가슴을 크게 만드는 성분이?! 뭐, 뭐야, 그거.
노벨상 확정이잖아. 좋아, 그렇다면!!'
이렇게 비교적 긍정적으로 재기한 미코토가 평소보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부지런히 햄버거를 입에 넣고 있을 때였다.
테이블 끝에 놓여 있던 ㅎ대전화가 가늘게 진동했다.
혼자서 움직이던 전화기가 테이블 끝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미코토는 휴대전화를 덥석 움켜잡았다.
'이런 때에 쿠로코 녀석은 아니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휴대전화를 연 미코토는 작은 화면에 표시된 번호를 보고 놀라 자빠질 뻔했다.
삐죽삐죽 머리의 그 바보다.
"우욱?! 콜록콜록콜록콜록!!"
충격 때문에 저도 모르게 목이 막힐 뻔한 미코토.
'엇, 어째서?! 무슨 일이야! 그 바보 쪽에서 전화를 걸어오다니 좀처럼…, 악─! 사전에 문자로 무슨 일인지 보내줬다면 이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아니, 안돼. 이 경우라면 이번에는 긴장해서 문자를 열러볼 수 없었을 거야…!!"
이렇게 혽서 부들부들 떨던 미코토는 떨리는 엄지손가락을 착신 버튼으로 뻗으며,
'그, 그렇지. 오늘은 학원도시의 모든 학교가 오전수업이니까 자유시간도 많을 거야! '일단람제' 준비도 빼먹을 수 없지만 시간을 조정할 수만 있으면
조금은….'
왠지 양손으로 휴대전화를 움켜쥐고는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는 공주님 스타일로 귀에 댄다.
혼란에 빠진 미코토의 귀에 들어온 첫번째 말은,
『미안해, 미사카! 지금부터 지하철역에 숨어들려고 하는데 셔터의 전자자물쇠 여는 방법 같은 거 알아?!』
"……………………………………………………………………………."
미사카 미코토는 휴대전화를 귀에서 떼고는 한 번 크게 한숨을 쉬고, 지극히 냉정한 동작으로 엄지손가락을 사용해 통화를 끊었다.
전화를 텡블에 놓고 거대 햄버거와 마주하는 미코토의 귀에, 다시 매너 모드의 가느다란 진동음이 위이잉 들려온다.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설탕을 넣지 않은 라떼를 한 모금 마시고, 종이냅킨으로 우아하게 입술을 닦고 나서 겨우 휴대전화로 손을 뻗었다.
『미안해, 미사카!! 지금부터 지하철역에 숨어들려고 하는데─!!』
"들렸지만 무시한 거야!! 눈치도 없냐, 이 바보!!"
배 밑바닥에 힘을 주며 힘껏 소리치고 겨우 평소의 상태로 돌아온 미코토는 의아하다는 얼굴로,
"도대체 역에 숨어들다니 어떤 상황이야? 역무원밖에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볼일이라도 있어?"
『아니야, 아니야. 출입구 셔터가 내려가버려서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 긴급사태니까 어쩔 수 없고, 하긴 이시간이면 막차도 끊겼을 테니까
셔터거 내려가 있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뭐? 막차?"
미코토는 의아함을 지나 수상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지금은 오전 11시 정도일 것이다. 오전에 막차가 다니는 노선은 들은 적이 없다.
그러자 상대방도 미코토의 의문을 알아차렸는지,
『아, 그렇지. 시차가 있었던가? 미안해, 미사카. 혹시 수업 중이었어?』
"아니, 그건 괜찮은데…, 잠깐 기다려봐, 너. 시차라니, 지금 어디에 있어?"
『런던.』
그 대답에 미코토는 다시 한 번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아무리 뭐니 뭐니 해도 그건 너무하다.
그녀는 패밀리 레스토랑안의 벽에 달려 있는 거대한 초박형 모니터에 시선을 주었다.
화면안에서는 심야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외국인 취재 기자가 똑같은 뉴스를 몇 번이나 전하고 있었다.
런던 중심부의 사람들은 호텔,극장,영화관,교회 등의 대형시설에 옮겨저서 집에 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태에 있는 모양이다.
무슨 장난이 아니라 지정된 건물이나 시설에서 나오면 총기 사용도 불사하겠는 전령이 내려져 있다고까지 보도되고 있었다.
─영국 측에서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구데타가 발발했다는 설이 지극히 농후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 녀석, 전에는 프랑스에 갔던 것 같은…?'
한순간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미코토였지만 허둥지둥 고개를 저어 부정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다.
"너, 학원도시 '바깥;으로 나가려면 얼마나 힘든 수속을 밟아야 하는지 알아? 광역 사회견학 같은, 학원도시에서 인정하는 이벤트라도 꽤 귀찮다고."
『 정말로 그 런던에 있는데.』
뭔가 나름대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전화기 맞은편에서 가볍게 머리를 긁적이는 소리가 들렸다.
『게다가 여기 셔터가 열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것도 진짜인데….』
"대체 무슨 일에 휘말린 건지 모르겠지만 여자애한테 부탁할 만한 일은 아니네."
미코토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자 휴대전화는 『으─음』하고 잠시 신음했다.
그러고 나서 카미조 토우마는 거의 자포자기한 말투로 딱 한마디 이렇게 말했다.
『…안 돼?』
안 되지 않아, 미코토는 저도 모르게 말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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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듯 으─음 하고 신음하다가 "안 돼?" 라니 ㅋㅋㅋ
모성애를 자극하는 신의 한수임
토우마를 멋있다고 느낀적은 많았으나 토우마에게 모에를 느낀건 처음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