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있어 닭고기는 ‘소울푸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서민이든 상류층이든 닭 한 마리만 있으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거뜬히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고마운 식재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지역 축산 경기가 얼어붙어 축산인들의 시름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 1년간 소비되는 닭의 양은 무려 7억 마리 수준이라고 한다. 요즘 길을 가다보면 치킨집이나 닭요리 가게를 한두 개쯤은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치맥'(치킨+맥주) 문화는 유명하다. 지난해 초 방영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시작된 ‘치맥 열풍’은 중국 대륙까지 집어삼켰다. 그런데 닭요리하면 떠오르는 게 과연 ‘프라이드 치킨’밖에 없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릴 겸, 오늘은 치킨 못지않게 얼큰한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묵은지’를 넣은 닭볶음탕 레시피를 소개한다.
◇ 닭의 효능
닭하면 대표적인 게 바로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고 아이들의 성장에도 좋다고 한다. 섬유질이 가늘고 연해서 노약자나 소화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에게도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으로 암세포의 증식을 막아줘서 항암작용을 해준다. 또한 콜라겐이 풍부해서 피부미용과 골다공증에도 효과가 있고 간을 보호해주며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하지만 닭은 열이 많은 음식이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껍질이나 내장 쪽에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에 중풍이나 아토피등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장이 안좋은 사람은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 묵은지 닭볶음탕 만들기
-재료 : 닭 1kg, 양파 1개, 당근 약간, 청양고추 2개, 대파 1대, 묵은지 반쪽, 육수 3컵
-양념장 : 고추장 3스푼, 간장 3스푼, 고춧가루 3스푼, 설탕 2스푼, 다진마늘 1스푼, 맛술 2스푼
닭은 잡내 제거를 위해서 맛술에 30분~1시간정도 담궈주거나, 끓는물에 살짝 데쳐서 준비한다. 묵은지는 살짝 씻어서 넣어주면 국물이 텁텁하지 않는 데다 깔끔한 맛을 내고 묵은지에 양념이 잘 배어서 더 맛있다.
분량의 양념 재료들을 잘 섞어서 양념장을 만들어준다. 양념장은 몇시간전이나 하루 전에 미리 만들어두면 숙성이 돼서 조금 더 깊은 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냄비에 멸치육수와 모든 재료들을 넣고 30~40분정도 푹 끓여주면 묵은지 닭볶음탕이 완성된다. 압력밥솥에 조리를 하게 되면 20분정도면 조리가 가능하다.
◇ 멸치육수만들기 Tip
멸치 육수는 총 9가지의 재료로 만들어서 팩에 소분해서 넣어두면 요리 때마다 간편하게 전자렌지에 해동시켜서 먹을 수 있어서 편하다. 재료는 밴댕이, 다시멸치, 건새우, 무, 황태머리, 양파, 대파, 건표고, 다시마 이렇게 9가지를 넣어서 1시간 정도 우려내면 조미료 없이도 깊고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육수를 끓이면서 생기는 거품은 숟가락이나 망으로 걷어내주면 깔끔한 육수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육수는 국수, 찌개, 국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가능하다.
부드럽게 잘 익은 닭과 닭기름, 그리고 멸치육수의 깊은 맛이 잘 배어서 밥 두 공기쯤은 거뜬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끓인 닭볶음탕은 3~4인 정도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겨울철 저녁거리가 고민인 주부라면 오늘 묵은지 닭볶음탕으로 솜씨자랑 좀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