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의상(古風衣裳) : 조지훈 시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附椽) 끝 풍경이운다.
처마 끝 곱게 늘이운 주렴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아른 봄 밤이 두견(杜鵑)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
곱아라 고와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주빛 호장을 받친 회장저고리
회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살살이 퍼져나린 고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을 이루는 곳
열두 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치마 끝에 곱게 감춘 운혜(雲鞋), 당혜(唐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