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는 몹시 심심하였다. 어느날, (그것은 우연이었을까.)
바위는 제 손으로 제 몸에 가느다란 금을 한 가닥 그어 보았다
오, 얼마나 몸저리는 일순이었을까, 바위는 열심히 제 손에 무늬를 수놓게 되었던 것이다.
점점점 번져 가는 희열의 물살 위에 바위는 둥둥 떴다.
마침내 바위는 제 몸을 무늬를 수놓고 있는 것이 제 자신인 것을 까마득히 잊어 버렸다.
바위는 모르고 있지만, 그때부터다. 내가 그의 얼굴에 고요한 미소를 보게 된 것은......
"바위야 왜 너는 움직이지 않니," 이렇게 물어 보아도 이제 바위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