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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 심보선
깜짝이야 | L:17/A:594 | LV10 | Ex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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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9-09-15 22:21:31 | 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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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정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청춘이라는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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