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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에서(Under Sky)-3화
수삼 | L:59/A:167 | LV15 | Ex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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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3-01-15 18:08:16 | 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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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났다.-

 

시간은 7시가 훌쩍 넘은 8시였다.

 

늦게 깨어날 리가 없는 소녀가 늦게 깨어났다.

 

소녀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카메라 렌즈를 씻을 생각도 못한 체, 쉘터 문을 향해서 달렸다.

 

그리고 소녀의 짐작대로 쉘터 문이 열려있었다.

 

아마도 너무 자주 열었다, 잠갔다를 반복한 게 원인이거나, 애초에 잠기는 기능이 작동을 안 했을 거다.

 

소녀는 늦게나마, 카메라 렌즈를 씻고, 말렸다.

 

역시 좀 많이 더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늦게나마 청소를 시작했다.

 

아쉽게도 쉘터 문이 잠기지 않아서, 아무리 청소를 해도 끝나지 않았다.

 

결국, 12시가 되었다.

 

청소를 대충 끝낸 소녀는 쉘터 문으로 향했다.

 

이젠 굳이 열 필요도 없어진 쉘터 문을 잠시 확인하던 소녀는 평소엔 관심도 없었던 문밖으로 손을 살짝 뻗었다.

 

물론 쉘터가 있는 장소가 지하인 터라, 손을 뻗어도 그곳은 지하일 뿐이다.

 

뭔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작 문 하나를 사이고 두고 저곳과 이곳은 다르다는 걸 소녀는 느낄 수 있었다.

 

1시간이 지났다.

 

잠기진 않지만, 일단 쉘터 문을 닫아두기라도 했다.

 

이젠 4시까지 자유시간이다.

 

오늘도 외장형 배터리의 잔량을 확인한다.

 

여전히 충전되지 않는 배터리를 계속 확인했다.

 

그러다가, 가슴에 부착된 내장형 배터리 잔량 게이지를 확인했다.

 

현재 소녀가 움직일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인, 자연 에너지 흡수기관의 기능을 가진 내장형 배터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본래 스펙상 지닌 부품이 아니었지만, 소녀의 주인인 소년의 아버지가 만들어준 부품으로, 소녀에겐 매우 소중한 부품이다.

 

더불어 이 부품이 가지는 의미 중 하나는, 이 부품의 배터리 잔량이 계속해서 채워진다는 건, 그리 멀지 않은 곳엔 어느 정도의 자연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으로 배터리의 잔량이 완전히 떨어지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녀의 배터리 잔량은 이미 눈금의 최소까지 내려갔다.

 

더는 충전되는 기색도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소녀는 소녀가 받은 마지막 명령을 수행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건 자신에게 내장형 배터리를 달아준 소년의 아버지가 했던 말이다.

 

"언제나 내 아들과 놀아줘서 고맙다. 지금의 넌 내 딸이나 다름없어, 그러니까 널 잃고 싶지 않구나. 그래서…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해버

렸구나, 미안하다."

 

소년의 아버지는, 본래 쉘터의 외장형 배터리 대신 사용할 계획이었던 배터리를 작게 개량하여 만든 내장형 배터리를 당시, 부품 대부

분이 오염되었던 소녀에게 달아주었다.

 

"아마도 너의 자매나, 우리는 얼마 못 가서 다 죽고, 결국 너 혼자만 남을 거다. 넌 우수한 아이야… 너무 우수해서 슬플 정도로 감정이

풍부한 아이니, 그때 느낄 고독함은 정말로 끔찍하겠지…"

 

소년의 아버지는 소녀의 흉부를 열어서 그 속의 오염된 대부분 부품을 적출하였다.

 

"정말로 힘들 땐 울어도 좋아, 정말로 힘들면 짜증을 부려도 좋아, 정말로 힘들면 주저앉아도 좋아,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넌 계속 살

아주면 좋겠구나… 아들 대신에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1달여 만에 쉘터의 모두가 죽었다.

 

아마도 소녀에게 달아준 내장형 배터리를 제대로 쉘터에 사용했다면 좀 더 오래 살 수 있었을지도 몰랐을 텐데…

 

그리고 1년 후에는 자매들도 모두 죽었다.

 

쉘터에는 오직 소녀만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소녀는 울지도 않았으며, 짜증을 부리지도 않았으며, 주저앉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하게 자신의 일상을 계속했다.

 

소년 대신에 말이다.

 

매일 외장형 배터리를 확인하는 이유도 그렇다.

 

이곳의 전력이 돌아온다면, 외장형 배터리의 충전량도 올라갈 것이고, 그러면 더욱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쉘터의 전력은 텅텅 비었다.

 

전력을 사용하는 대부분 물건은 쓸 도리가 없었고, 그렇지 않은 물건도 오염되며 망가졌다.

 

물론 정말 이따금 전력이 실눈만큼 차는 경우는 있지만, 그건 1~2초가량의 불빛을 제공할 순 있어도, 외장형 배터리의 충전을 돕지는

못했다.

 

소녀는 알고 있다.

 

이대로는 짧으면 3일 길어도 일주일 후에는 자신의 기능이 멈출 것이라는 사실을.

 

그건 죽는 것과는 다르다.

 

다르지만, 그건 무서운 것이다.

 

소녀는 결심을 해야 했다.

 

이 쉘터에서 나갈 결심을… 살기 위해서 쉘터를 나가야 했다.

 

소녀는 다시 쉘터 내부를 청소했다.

 

깨끗해 지는 건 잠시다.

 

잠시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더러워진다.

 

그러니까 소녀는 쉘터가 깨끗할 때 나가기로 했다.

 

챙겨야 할 물건을 살피고 있었다.

 

소녀가 알고있는 밖의 상황을 생각하고, 물건을 챙겼다.

 

아마도 뭔 거리를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일단 다른 쉘터를 찾는것 부터이다.

 

어쩌면 그곳에는 전력이,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용 가방을 하나 가득 채울 만큼의 짐을 챙겼다.

 

소녀 본인도 마스크를 쓰고, 우비를 입고 완전 무장했다.

 

닫아두었던 쉘터의 문을 열었다.

 

자동으로 열렸다기 보다는, 이젠 정말로 고장나서 닫히지도 않나보다.

 

즉, 이젠 쉘터에 있어봐야… 아니 예전부터 밖과 다를점은 내부라는 사실 뿐이다.

 

소녀는 외장형 배터리도 들고갈까 생각했지만, 저건 쉘터의 전력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소녀는 쉘터에 인사를 하고, 지상으로 나갔다.

 

<후기>

 

사실 3화를 준비한게... 꽤나 옛날 일입니다... 에필로그를 올렸을 당시에 이미 3~4화 분량은 만들어둔 상태였죠.

 

그저, 수정이 귀찮다는 이유로~ 더불어 9화를 써내려가는 중이었기에.

 

더불어 이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9화를 작성중입니다 ^^;

 

아마도 이 후기를 다 쓰고, 9화도 다쓴후에, 3화가 올라가겠죠...

 

즉, 3화가 올라간 시점엔 9화가 완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9화까지 연재하는건 아니고요...)

 

<후기의 후기>

 

음... 한 5화 까지는 빠르게 올릴까 생각중.

(분량이 엄청나게 적거든요!)

 

(그보다 더럽게 '다'로 끝내내 이거 적을때 자면서 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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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크 [L:5/A:45] 2013-01-15 18:51:02
비축분... 내겐 생소한 단어 ㅋㅋㅋ
수삼 [L:59/A:167] 2013-01-15 19:45:55
@아르크
어우... 전 비축분 없으면 연재를 못합니다...
슛꼬린 [L:34/A:426] 2013-01-15 22:06:33
언더더 씌~~~ 뮤적포르 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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