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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
나가토유키 | L:57/A:433 | LV201 | Ex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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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21-03-06 23:40:41 | 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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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곳이 주택가에 산밑에 있는곳이라 밤에는 정말 .. 조용하거든요

그 전에도 살던곳을 조용한곳만 선호했기때문에

거의 밤에는 쥐죽은듯 조용한 동네에서만 살아봤습니다

옥탑방만 빼놓고요 ... 거긴 부천북부역이라 .. 무쟈게 시끄러웠음 ..


사방이 조용한 야밤에 혼자서 깨어있으면 ..

가끔 이유없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무서워질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 머리속으로 이런 저런 말도안되는 무서운생각들이 떠오르는데

그중에 하나가 .. 내가 아는 사람이 .. 친한 사람이 .. 갑자기 내가 모르는무언가로 변하는것...

그거 꽤 무섭습니다 ..

제가 왜 이런종류의 공포를 가지고있는지 .. 말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19살때쯤 .. 교회를 열심히 다녔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중학교때 워낙 공부를 안하고 말썽만 부린 결과 .. 고등학교는 똥통중에 똥통을 나왔습니다

어떻게 졸업은 하게됬지만 어디가서 나 무슨고등학교야 떠들고 다닐수 없을정도로 유명한 학교였습죠

그런 제가 .. 어머니의 강압에 못이겨 교회를 나가고 ...

나가보니 .. 또래 여자애들과 신나게 노는맛에 ..

또 .. 나름대로 인기도 있었고 .. 문학의밤같은거 하면 .. 여기저기 다른교회 여자애들한테 편지도 날라오고

ㅎㅎ 순전히 그런재미로 교회를 다녔을때였습니다

물론 .. 학교가 똥통이라 .. 교회의 온갖잡일은 비슷한학교를 다니던 아이들과 제가 .. 다 했지만요

이런것도 차별하더라구요 ㅎㅎ

북고나 부천고 다니는 애들은 .. 공부해야하니까 잡일같은거 안시키고 ...

김포농고나 .. 저같은 학교 다니는애들은 ... 어차피 공부안하니까 .. 잡일 졸라 시키고 .. ㅋㅋㅋ


그 교회에 .. 저희학교 후배가 한명 있었습니다

정말 보기힘든 ... 그 학교 다니면서 교회다닌다는게 .. 좀 안어울리는데 말이죠

저야 .. 어머니의 강압을 못이겨 다니지만 .. 그놈은 그런것도 없이 그냥 교회를 나오는 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신앙심이 깊은것도 아니고 .. 그냥 그놈도 저처럼 노는게 좋아서 나오는 거였겠죠 ㅎㅎ


그 후배와 김포농고 다니던 다른후배와 저 .. 이렇게 세명은 방학때면 매일 만나고 놀러가고 엄청 친하게 지냈

던 사이였습니다


하루는 .. 그 후배네 집에서 잘 일이 있었습니다

놀다보니 시간이 늦어서 신천리까지 택시타고 가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다른후배네 집에서 자기도 ... 눈치보이고 해서 .. 거의 매일을 그놈집에서 잤거든요

어쩔수 없이 그날은 그 후배의 집에서 자게 됐었죠

그날이 그놈집에서 처음 자는날이었는데 .. 아니 .. 그놈이랑 처음 자본거였군요

그래도 그놈은 집에는 꼬박꼬박 들어갔었으니까요


집에 가보니 후배의 부모님은 두분이 다 노가다십장이시라 지방에 가있어서 집에 없으셨고

남동생은 .. 술먹으러 나갔는지 집에없고 여동생 한명만 있는 상태였습니다

벌써 시간이 늦은지라 대충 씻고 후배의 방에서 둘이 나란히 누워 잠들었는데

제가 .. 원래 잠이 좀 늦게 드는편입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20분정도는 누워있어야 잠이 드는 체질이죠

어떻게 어떻게 잠이 들락말락 하는데 ..

갑자기 후배가 말을 거는겁니다

분명히 방금전까지 코를골면서 자는걸 봤는데 ...

정말 멀쩡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는거였습니다


"@@형 @@ 형 !! "

"음 ~~ 왜 ? "

"형 ! 형은 인생이 머라고 생각해 ? "

"응 ? "


전 깜짝놀랐습니다

이놈의 평소분위기는 단순무식 그 자체였는데 ... 갑자기 인생이라니 ...

이놈의 입에서 저런 철학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는것 자체가 공포였을 정도로 .. 황당한 일이었습죠

그래도 .. 저에게 저렇게 심각한 목소리로 물어보는데 .. 대답을 안할수 없었습니다


"인생 ? 갑자기 너 무슨소리야 ? "

"형 ! 난 이제 지겹다 .. "

"머 ? 무슨소리야 ? 지겹다니 ? "

"이러고 있는게 지겨워 ... 휴 ~~ "


그놈의 옆에 누워서 어느새 잠이 다깨버린 저는 그놈과 말을하면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평소에 안하던소리를 ... 저렇게 심각하게 한다는게 .. 게다가 이러고있는게 지겹다니 ...이러고있는게 .. ?


"야 ! 너 안자냐 ? 먼 헛소리야 ? "

"응 ? 나 자고있잖아 "


전 그말을 듣고 살짝 일어나 후배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자고있더군요 ..

정말 .. 자고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 조용한 숨소리를 내면서 ... 뺨을 툭툭 치는데도 .. 미동도 하지않고 ..잠들어있더군요


그렇습니다

잠꼬대였던겁니다 .

그런데 .. 이런 잠꼬대는 처음봤습니다

전 순간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꼬대면 .. 거의 최면술같은 상태일거라고 .. 그래서 평소에 물어보면 자기의 마음을 감출거같은걸 물어보기로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야 ! 너 미현이 어떻게 생각해 ? "

"누구 ? 미현이 ? "

"응 미현이 어떻게 생각하냐 ? "

"미현이가 누군데 ? "

"어라 ? 미현이 몰라 ? 매일 같이 노는 미현이 !! "

"미현이 ...... 누구지 .. "


전 .. 거의 매일을 우리와 같이 노는 교회의 친한여자애를 모른다고 하는 후배가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새벽을 향해가는중이었고 주택가라 사방이 조용한 상태에서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후배가 ..

친한 여자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후배가 ..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전 .. 슬슬 밀려드는 공포심을 쫒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리고 후배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 그냥 잘수가 없었거든요


"야 ! 너 미현이 정말 몰라 ? 매일 우리랑 같이노는 미현이 !! 너 미현이 좋아하잖아 ? "

"미현이 .. ? 미현이 ... ? "

"아 ~~ 나 이쇄끼 .. 너 난 누군지 아냐 ? "

"형 ? @@이형 ? "


다행히 .. 저는 알고있더군요


"그럼 너 민철이는 아냐 ? "

"민철이 .. ? 누구 .. ? "


우아 ~~ 이놈은 ... 저만 알고있는거였습니다

김포농고 다니던 ... 매일매일 같이 몰려다니는 또다른 후배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전 .. 그 순간 .. 이 후배놈이 무서워졌습니다

꼭 제가 알고있던 그놈이 아닌거같았습니다

말하는것도 그렇고 .. 대화 주제도 그렇고 .. 어떻게 매일매일 같이 놀러다니는 애들의 이름을 기억하지못할수

있는건지 ...

어느새 ..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더이상 어떤말도 하지못하고 .. 자고있는 후배의 얼굴을 쳐다보고있던 저는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습니다 .

아니 .. 그 어떤 생각도 들지않았다고 하는게 정확하겠군요

여기서 .. 내가 무슨행동을 해야할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누워서 잘수도 없었고 ...

그렇다고 후배를 깨울수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냥 ..살며시 ..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머리속으로 갖가지 생각이 피어나는데 ... 항상 나와 같이다니던 사람이 .. 엄청 친하던 사람이 ..

그 사람이 .. 갑자기 다른사람으로 변하는거 .. 아니 다른 무언가로 변하는거...

이제는 자고있는 후배가 낮설었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 자고있는거 같았습니다


순간밖에서 길게 울려퍼지는 동네똥개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니까 ... 더욱더 공포스러워지더군요

전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후배를 깨워야 되겠는데 .. 이렇게 어두운방안에서 후배를 만지기 싫었거든요

방에 불을 키려고 슬며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

갑자기 아무말도 없이 누워서 자고있던 후배가 ..


"@@형 ! 머하는거야 ? "

"헉 !! "

"어디가는거야 ? "

"응 ? .. 아니 .. "


분명히 눈을 감고 자고있던 후배가 ..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저보고 어딜가냐고 물어보는겁니다

가로등의 불빛이 창문으로 들어와서 그럭저럭 사물을 구별할정도의 밝기정도는 되었기에 자고있는 후배의 눈을

볼수가 있었는데 .. 감고있었습니다

그런데 .. 눈을 감고있는데 .. 살살 .. 소리내지않으려고 조심해서 일어나던 저를 본겁니다

너무도 싸늘한 목소리로 물어보는 후배의 말에 ... 전 도망가고싶다는 속마음을 들킨것처럼 느껴져서

미쳐 대답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는데 ..

갑자기 후배가 벌떡 일어나더군요


전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

영화에서 보듯이 그냥 아무런 예비동작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벌떡....

얼마나 놀랐는지 그냥 그자리에 철퍽 주저앉아버렸는데 후배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향해 걸어가더군요


전 어디가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그런 후배의 모습만 멍하니 쳐다보고있는데

그 어둠속에서 눈을 감고 걸어가던 후배는 마치 앞이 보이는것처럼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는겁니다

방문을 열고 나갔기에 게속 후배를 볼수 있었는데

거실로 걸어나간 후배는 쇼파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기시작하더군요


아무 말도 없이 ...

창문으로 새들어오는 불빛에 얼굴이 비출때마다 분명히 눈을 감고잇는걸 볼수 있었는데

그렇게 눈을 감고 .. 게속 쇼파의 주위를 뱅글뱅글 ..

황당하기도 하고 .. 무섭기도 하고 ..

그렇게 어떻게 할지 모르고있는상태로 전 방에 주저앉아있는 상태에 ..

후배는 쇼파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고있고 ...

그런상태가 한 10여분정도 흐른거같았습니다


그냥 .. 멍한 상태로 있었기때문에 그것보다 더 길었을수도 .. 짧았을수도 있지만

족히 쇼파의 주위를 3~~40바퀴는 돌고있는거 같더군요

그렇게 말없이 쇼파의 주위를 돌던 후배는 자기고 돌고있던 쇼파에 철퍽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더니

또 조용하게 앉아있는겁니다


저역시 .. 어떤말도 못하고 ...어떤행동도 못하고 ... 그냥 ... 멍하니 앉아있는데 ..

갑자기 거실의 불이 확 켜지더군요


자고있던 여동생이 화장실을 가려는지 나온 모양 이었습니다

거실로 나오던 여동생이 쇼파에 앉아있던 후배를 보고 거실에 불을 켠거같았습니다

그리고 익숙하다는듯이 후배에게 다가가더니 깨우더군요


"오빠 ! 오빠 ! "


어깨를 흔들면서 몃번을 부르자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났는지 후배가 일어났고

동생이 등을 밀면서 방에들어가서 자라고 하니까 알았다면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전 잽싸게 일어나서 방에 불을켜고 후배에게 물어봤습니다

너무 무서웠기에 ...


"야 ! "

"어 ? 형 안잤어요 ? 아 ~~함 "

"이런 십탱 !! 너 머야 ? "

"머가요 ? "

"야 ! 이런 씨8 너때문에 무서워 뒤지는줄 알았잖아 "

"예 ? 왜요 ? "

"너 현식이 맞긴맞냐 ? "

"형 ? 왜그래요 ? 아 ~함 졸려요 얼렁자요 "

"야 ! 야 ! "

"내일 .. 내일 말해요 "

"야 !! 야 !! "


게속 부르는 저의말을 듣는지 안듣는지 후배는 그냥 그렇게 또 잠이들었고

전 방에 불을켜고있는상태로 한 20여분정도를 앉아있다가 긴장이 풀려서인지 졸려미치겠어서 저역시

잠이 들었습니다

방에 불을 켠채로 ....


아침에 일어나서 물어보니까 ... 자기는 기억을 못하는데 가끔 그런다더군요

의사한테 가보니까 몽유병이라는데 .... 약을 먹어도 별로 나아지지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어제밤에 너때문에 무서워서 죽는줄알았다고 하니까

자기는 기억을 못해서 모른다고 ... 그렇게 무섭냐고 오히려 반문하더군요


그때까지 친하다고 생각했던 후배였는데 ... 1년여동안 지내면서 전혀 모르고있었고

단순무식하던 이놈은 그걸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않았는지 우리에게 그런 말조차 하지 않았던거였습니다

나중에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정말 심할때는 ...

한참 자고있는데 ... 너무 추워서 잠이 깬적이 있었는데

잠에서 깨고보니 ... 방에서 자고있던 자기가 어느새

동네놀이터까지 와서 앉아있었던적도 있었다더군요


누워서 잠자고 있는상태로 .. 앞이 보이지도 않는데 .. 방문을 열고 대문을 열고

2층의 계단을 내려와

동네 놀이터까지 혼자서 휘적휘적 걸어가서 벤치에 앉아있었던겁니다

 

저한테 그런일이 일어나면 ... 정말 무서웠을텐데 ..

이녀석은 우리들앞이라 그런건지 ... 아니면 정말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는건지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웃으면서 그때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지금은 제가 교회를 안다니면서 점점멀어져

못본지 10년이 넘었지만

가끔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서 무서워질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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