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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C C - 1화 -
손조심 | L:0/A:0 | LV8 | Ex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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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2-11-24 17:45:37 | 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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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내가 삶이라는 것에서 느낄수 있는 감각을 느꼈다고는 해도. 그것은 그저 신이란 놈이 있다면, 내게 마지막으로 준 선물같은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죽었다고. 틀림없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눈을 뜨기 전까지는...

 

 

 

" 으..음 "

 

몰려오는 피곤과 허리춤에서 느껴지는 찣어지는 듯한 끔찍한 감각. 진짜 고통에서는 목소리 내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겪어보니 이해가 된다. 정말. 말이 안나올정도로.

창틀안에서 뿜어져 나오는듯한 햇빛이, 내 하반신을 비추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식조차 못했던 열기가 차오르자, 다리를 집어넣으려고 무릎을 굽히는데.

 

" 으윽.. "

 

다시금 허리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 움직이지 말거라, 마세요 "

 

어디선가 들어본듯 하면서도 생소한, 아려하고 환몽같은 느낌. 데자뷰를 느끼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

꿈에서 본것만 같아, 라는 느낌이 내 의지를 지배하게하는 목소리.

 

" 상처는 아물었다고 하지만, 고통이 사라지것은 아니니, 아니니까요 "

 

어색하게 종결형 어미를 두번반복하는 말투도 생각난다. 모두 꿈에서 들은듯하다,

모든것이 꿈에서 본듯한.

정확히는, 내가 꿈이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들은듯한 느낌.

그 꿈이, 진짜 꿈이 아닐지라도.

 

" 누구야.. "

 

고통이 몰려온 까닭에 존댓말을 써야한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저 이 곳이 내 집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말할수있는 당연한말.

 

" Crow. 라는 이름은, 가장 널리 알려져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이미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모르겠네요 "
 

거만한 말투에 힘이 빠진듯한 늘어진 어조. 어떤 녀석일까 하는 생각에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그 대상을 바라본다.

머리속에 든 모든 생각이 아득하게 잊혀질 정도로,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이 모습은.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얼굴을 제외한 모든 몸을 붕대로 둘둘 감고있는 소녀였다.

창백한 피부가 썩어들어 가기라도 했다면, 미라를 봤다고 살아서 움직이고 말하는 미라를 봤다고 경악하며 위가 쑤셔왔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마음 한켠에선 안심했다.

 

" 뭐야.. 그 붕대는 ? "

 

아니, 안심은 아직 하지 못한듯. 나는 나도 모르는새에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통증은 당연히 있었지만 통각은 본능을 넘어설수는 없었다. 마치 이 DNA의 단계에서부터 경외하는듯한 느낌이였다.

 

"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테니까 말하지는 않으마. 않을게요 "
 

소녀는 자연스럽게 내가 누워있던 침대의 한켠에 앉았다. 붕대라는 것이 촘촘하게 묶여있어서. 몸의 라인을 다 드러내고 있었지만, 그런 정경에 가까운 모습을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 으으으.. 뭐야 이게, 악몽 후에는 미라같은 여자라니.. "

 

" 미라라니, 그건 조금 언짢구나. 언짢아지네요 "

 

" 아.. 미안.. 미안해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생각을 못하겠단 말이야. "
 

" 정리가 필요한가 ? 필요하시나요 ? "

 

" 응.. "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가 유일하게 의지할수 있는 수단이라니. 절망적임에 틀림없는 상황이였다. 지금도 나는 긴장하고 있었다.

그건.

아주 조금 전부터, 이곳은 내 집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당신은 죽었습니다. 음음, 이제야 말투가 조금씩 익숙해지네요 ."

 

" 말투 ? "

 

" 예, 이해는 못하시겠지만, 핑계인셈 치고 들어나 주세요. 저는 비인들에게는 왕과같은 존재였습니다. 제가 겸손하고 싶어도, 제르미스님은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경거망동이라고 하셨죠, 자신의 위치는 낮춘다고 도움이 되는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껏 그 위치에 맞는 말투를 사용해왔지만, 이곳은 비인들의 세상이 아니니까요. 지금의 제게 이 말투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

 

" 으.. 응 ? "

 

소녀는, 후후 , 하고 작게 웃었다.

 

" 이해하지 마시고, 그냥 문맥그대로의 뜻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필요하다면 차차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당신이 궁금한게 먼저인것 같군요. 위진 "
 

" 내 이름을.. ? "

 

" 네. 죄송합니다만, 당신의 옷이 더러워진 까닭에 상의만 벗겨서 빨아놨습니다. 그때 떨어진 지갑에서 우연히 봤구요, 기분이 나쁘시다면 사과하겠습니다. "

 

" 아니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우선 상황 설명이 필요해. 부탁해도 될까 ? "

 

" 네. 기꺼이. "
 

소녀는 무릎을 들어올려서 끌어안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말투하나로 안정감이 차차 찾아지는 듯한 느낌에, 신체 라인에 자꾸 신경이쓰였지만, 우선은 외면할수 있도록 노력한다.

 

" 당신은 죽었습니다. 확실히 죽었습니다. 그 피를 흘리고도 죽지 않는다면, 그것은 뭔가 특별한 사정이 있는 탓이겠지요. "

 

" 꿈이 아니였던 거야 ? "

 

" 네, 지금 느끼실 통증이 그 증거이겠지요. "

 

소녀는 내게 미소를 지어 보여주었다.

 

" 제가 한것은 저도 모르는 곳으로 향해야할 당신의 영혼을 다시 몸에 속박한것 뿐입니다. 아마 강제적인 상황이였으니 당분간 몸을 가누기는 힘드실 경우가 있을겁니다. 아마 곧 나아 지겠지요 "

 

확실히, 말을 듣고 손을 움직이려고 하자, 내 몸의 반응속도가 부족한듯. 끊기는 느낌의 움직임을 보였다.

 

" 그리고, 당신을 죽인 그 존재는. 이미 사람이라고 부를수 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살리는게 먼저였기 때문에 그를 쫓지는 않았지만. 명백한 타락한 사도의 냄새가 나고 있었으니까요. "

 

소녀는 침을 한번 삼키는 듯 했다. 말을 계속 해오니 침이 고일만도 하단 생각에 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보고만 있었다.

 

" 타락한 사도는, 저희 비인입니다. 비인은 태어날때 자신의 미래를 정해받고 태어납니다.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의 비인은 그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그걸 이룬 비인은 사도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패한 비인은 죽을때까지 비인으로 살게되죠,

 

네 여기서 오류는 발생하는 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비인은 자신의 미래를 점쳐집니다. 그 것대로만 살면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패해서 비인은 사도가 되지 못합니다. 자신의 과실을 탓한 비인들은 비인으로 살아가게 되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 비인은.

 

타락한 사도가 되는겁니다. 이 사도는 비인에 대한 앙갚음으로 인간에 기생하여 인간을 좀먹고, 인간으로써 다시 태어나려고 하죠. "

 

" 잠깐. "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있었다. 앞서 소녀가 말해준 것처럼 이해하려고는 하지 않았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 왜 비인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려 하는거지 ? "

 

짧지만,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인은 자신의 특성만을 잘살릴수있는 그런 유토피아 같은 삶에 살고있다는 뜻이된다.

오히려, 그건 인간이 비인을 부러워 해야할 것이지, 비인이 인간을 부러워 할것이 아닐텐데..

 

" 인간의 만능을 부러워 하기 때문입니다. "

 

" 인간은 만능 이 아냐 . "

 

" 아뇨, 인간은 만능입니다. 인간은 노력여하에 따라서 무엇이든지 될수 있지요, 하지만 저희 비인은 점쳐진 미래가 아닌 다른 길로 서려고 한다면. 그것은 탈선입니다. "

 

" 하지만, 인간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노력을 지루해하고. 자신의 특기가 있다면 그것을 살리고 싶어하지. 이건 비인의 삶이 아냐 ? "

 

" 언제 어느 곳에서나, 거지는 부자를 부러워하고, 부자는 때때로 거지를 부러워 합니다. "

 

극단적인 예를 들기는 했지만, 말의 핵심은. 언제나 다른것을 추구한다. 라는 의미겠지.

 

" 조금.. 이해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
 

" 그 점에대해선 감사합니다. "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런말을 한다는것은 이 소녀는 비인. 그런데 왜 이곳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걸까.

 

" 그럼 너는 왜 여기있는거야 ? "

 

라고, 물었을때 그 소녀는

 

" 저도, 타락한 사도이기 때문입니다. "

 

라고 말했다.

자리를 차차 잡아가던 안도감이.

단번에 날아가버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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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길게쓰려했습니다. 오늘은 휴일이니까요.

 

급한일이 생겼습니다.

일정이 꼬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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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rbye [L:25/A:107] 2012-11-24 17:52:32
오오오

아직 뭔진 모르겠지만

재밌네요 ㅋㅋ
손조심 2012-11-24 18:52:07
@Nearbye
어중간하게 끝나서

재미없어 보이는데 ㅠㅠ

감사합니다 호평
종이 [L:23/A:416] 2012-11-24 19:12:04
뭔가 정리가 안되는 데 묘하게 재밌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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